자바-수마트라 잇는 길이 29㎞ 순다해협대교…한-인니 협력과제 중 하나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건설을 위한 막바지 여론 조성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타 라자사 경제조정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 콘탄에 “정부는 순다해협대교를 조만간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보도했다. 블룰버그 통신에 따르면 헤르만토 다르닥 공공사업부 차관도 “정부는 내년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다해협대교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섬인 자바와 수마트라를 잇는 길이 29㎞의 현수교로 구상됐고, 공기는 10년, 건설경비는 150억달러로 예상된다. 자동차 도로와 함께 철도가 놓이게 된다. 현재 뱃길로 3~4시간이 걸리는 자바와 수마트라 간 교통은 다리가 개통되면 20분으로 단축된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은 몇 년 전부터 물밑에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순다해협대교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양국 주무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의 8대 협력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순다해협대교의 아디이어는 1950년대에 싹텄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가 국가개발계획에 이 프로젝트를 넣었다. 그러나 이런 초대형 건설사업을 수행할 엄두를 내기에는 인도네시아 경제력이 너무 미약했다. 이 프로젝트를 다시 들고 나온 인물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 대통령이다. 2004년에 취임한 그는 첫 재임기간에 순다해협대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2009년 재선을 위한 유세에서 그는 수마트라 유권자들에게 “5년 안에 다리를 착공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장기적으로 전략적인 중요성을 고려할 때 순다해협대교는 꼭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다해협대교를 둘러싼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인구 2억5000만 명 중 1억7000만 명이 사는 두 섬을 다리로 연결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공사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로 도움을 주고, 완공된 이후에는 물류를 원활하게 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공사가 그동안 잘 유지해온 거시경제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우려한다. 유도요노 정부가 최근 이 프로젝트에 주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유도요노 정부는 6월에 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줄였고,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보조금 감축은 부패 스캔들과 함께 유도요노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렸다. 5월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불만이라고 밝혔다. 순다해협대교 프로젝트가 추진되려면 타당성 조사와 사업주체, 건설비용 조달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인도네시아 기업 중에서는 아르타 그라하 네트워크가 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건설 비용을 민간에서 조달하고 투자금액은 통행료와 다리 양안을 ‘전략적 경제구역’으로 개발해 얻는 수익으로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재무장관 차팁 바스리는 “가장 큰 고민이 지배구조”라며 “만약 잘못됐을 경우 납세자의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순다해협대교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에 놓인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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