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전쟁, SKT가 'LTE 조커'

LG유플러스와 손잡고 KT 압박.. 공조 깨져도 입찰가 경쟁력 확보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래창조과학부가 1.8㎓ ㆍ 2.6㎓ LTE 주파수 할당계획을 혼합경매 방식으로 확정함에 따라 이동통신 3사가 대응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복잡한 경매계획에 따라 여러 경우의 수가 가능하지만 특히 SK텔레콤의 전략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사실상 'LTE 조커'인 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모두 경매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나 입장은 확연히 갈린다. 지금까지는 KT의 1.8㎓ 기존 LTE 주력대역과 인접한 'D블록'을 놓고 이를 가져가겠다는 KT와, 이를 막겠다는 SK텔레콤ㆍLG유플러스가 서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를 두고 SK텔레콤ㆍLG유플러스 양사가 담합해 KT를 견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양사간 관계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우선 KT는 일관적으로 D블록을 확보할 것임을 공언해온 만큼 입찰 라운드에서도 최종안의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 중 밴드플랜2의 1.8㎓ D블록에 '다걸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LG유플러스는 1.8㎓ 주파수가 필요하기에 밴드플랜1의 C블록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블록은 SK텔레콤과 KT가 배제되고 LG유플러스만 확보할 수 있어 밴드플랜2의 C블록보다 확보하기 쉽기 때문이다.그러나 SK텔레콤은 훨씬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KT의 인접대역 확보를 막겠다면서 밴드플랜1의 2.6㎓ A블록ㆍB블록에 걸어 LG유플러스와 함께 밴드플랜 1을 밀 수 있지만, 막판에 밴드플랜2의 동일 블록이나 1.8㎓ C블록으로 갈아타면 KT의 D블록 입찰가를 크게 높인 채 해당 블록을 최저경쟁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1.8㎓ 주파수 대역을 기존에 갖고 있어 반납하면 되기에 더 폭이 넓은 C블록은 충분히 확보할 매력이 있다. 1.8㎓ D블록에서 KT와 정면 대결한 뒤 밴드플랜을 갈아탈 가능성도 있다. 결국 SK텔레콤은 KT의 인접대역 확보 부담을 크게 높일 수도 있고, LG유플러스를 배신해 실익을 챙길 수도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굳이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LG유플러스와 공조할 이유도 없다. 올 들어 LG유플러스가 5개월 연속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하며 SK텔레콤 가입자를 빼앗아 오고 있다. 또 LTE-A(어드밴스드) 서비스도 LG유플러스가 이달부터 상용화하면 경쟁을 벌여야 한다. KT가 밴드플랜2의 인접대역을 가져간다고 해도 서비스개시 시기를 제한한 조건에 막혀 내년 7월에야 전국 서비스가 가능하기에, 이미 LTE-A를 상용화한 SK텔레콤은 LTE 2위를 놓고 KT를 역전해야 하는 LG유플러스보다 여유있는 편이다. 이외에도 변수는 많다. SK텔레콤이 아닌 LG유플러스가 1.8㎓ C블록 대신 2.6㎓ AㆍB블록의 최저경쟁가격을 노려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 또 가능성은 낮은 편이나 KT가 인접대역 블록 입찰부담이 너무 높을 경우 예상 외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경매는 그 자체로 매우 많은 변수를 안고 있지만 특히 SK텔레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끝까지 가봐야 경매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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