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성대 흉터, 레이저로 새 점막 돋게 해 치료'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난치성 음성질환에 레이저 치료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 최홍식 교수팀(이비인후과)은 '성대구증' 환자에 대한 레이저 치료 후 추적 조사한 결과 음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지'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성대구증은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성대 점막에 깊게 홈이 파인 상처가 생겨 잡음과 함께 거칠고 쉰 소리가 나고 양쪽의 성대의 접촉이 원활치 않아 발성에 어려움을 겪는 음성질환이다. 발병원인은 만성적인 성대 염증이나 후두염, 성대 결절 및 성대낭종 치유과정에서의 후유증, 많은 발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적 치료가 어려웠다. 최홍식 교수팀은 지난 2006년 8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중증 성대구증으로 내원 한 25명의 환자에 대해 1회의 PDL(Pulsed-dye Laser)치료 후 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조사 환자 군에게서 손상된 성대 점막이 재생돼 성대에 파인 홈이 사라지고 성대 주변 조직의 경직도도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환자 목소리에 대한 질 평가에 있어서도 음성변화에 대한 자가 평가(VHI), 언어 재활사에 의한 주관적 평가(GRB) 및 공기역학 평가, 음향평가 및 발성 시 성대점막 접촉 평가 등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치료 전보다 향상돼 정상 수준의 목소리를 회복했다. 원래 PDL 치료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피부과에 도입되어 염증성 여드름 치료 및 여드름으로 인해 피부에 생긴 흉터에 새살을 돋게 하는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었다. 최 교수는 성대점막에 깊게 홈이 파인 성대구증에도 PDL치료로 새 점막을 재생시켜 홈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시술을 성공시켰다. 최 교수는 "아침에 내원해 전신 마취 하에 약 30여분 동안만 성대점막에 50~100회 정도 레이저 조사 치료를 받고 당일 퇴원하여 환자의 수술적 부담이 우선 적다"며 "치료 후 1주일 정도 큰 소리를 내거나 목소리를 많이 내지 않는 생활 속의 주의만 필요할 뿐 출혈이나 통증도 심하지 않은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이저 치료를 받은 환자는 3~6개월에 걸쳐 손상된 성대 점막에 생긴 홈에 새롭게 점막 조직이 차오르면서 음성이 개선됐다"며 "지금껏 150여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결과 90%이상의 환자들이 단 1회의 레이저 치료만으로 합병증 없이 정상수준에 가까운 음성회복 결과와 높은 환자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이 시술법은 음성질환을 전문 치료하는 경험 많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정밀한 시술이 뒷받침돼야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무엇보다 건강보험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1회 치료에 300여만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최 교수의 'PDL 성대구 치료시술' 결과는 지난 해 지난해 9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에 이어,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IFOS)에도 발표돼 전 세계 음성질환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