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금강산·이산가족 3通, 숨통은 열었다

남북, 당국회담 12~13일 서울 개최 합의수석대표 '급' 놓고 막판 진통

▲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왼쪽)과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이 9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실무접촉 수석대표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12일부터 이틀 간 서울에서 열린다. 남북 실무접촉 대표단은 9일 오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마라톤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회담 일정과 장소는 정해졌지만 수석대표의 급, 의제 등과 관련해서는 남북이 의견 차이를 보였다. 실무접촉의 우리측 대표였던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측 대표단 5명의 명단이 빠른 시간 내에 통보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남북 양측은 실무접촉을 마무리한 뒤 추가적인 문제를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서로 협의키로 했다. 정부는 북측에서 연락이 오면 회담까지 이틀 동안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우리 실무접촉 대표단은 이날 발표문에서 "회담 명칭은 '남북당국회담'으로 정해졌다"면서 "북측 대표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당국회담은 정부가 당초 북한에 제의했던 '장관급회담'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만나기를 희망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게 됐다. 천 실장은 "우리측은 남북 간 현안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당국자인 통일부 장관과 통일전선부장 간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결국 남북 실무접촉 대표단은 이와 관련한 발표문 4항을 각기 다른 내용으로 발표했다. 우리는 "회담 대표단은 각기 5명의 대표로 구성하기로 합의했고, 남측 수석대표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측은 회담 대표단 5명 구성은 남측 발표문과 동일하나 수석대표에 대해서는 "북측 단장은 상급 당국자로 하기로 했다"며 상대적으로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또 다른 쟁점인 당국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우리 발표문에는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 당면하게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적혀있다. 반면 북측 발표문은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문제 외에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문제, 민간내왕과 접촉, 협력사업 추진 문제 등 북남관계에서 당면하고도 긴급한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명시해 차이를 보였다.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이미 6일 통일부 장관이 남북 당국 간 회담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밝히면서 제시한 바가 있고, 이번 접촉에서는 당국회담의 의제를 일일이 열거해 제한하기보다는 '긴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 문제'로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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