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SK 등 수뇌부 총출동…투자 사업협력 물밑작업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박민규 기자, 조슬기나 기자, 임선태 기자]'삼성ㆍ신사옥, 현대차ㆍ신공장, SKㆍ신자원, LGㆍ신재생'.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미국 방문길에 오른 국내 4대 그룹의 대미(對美) 주요 관심사다. 방문 기간 중 미국 재계와 투자ㆍ사업 협력에 관한 물밑 작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수와 동행한 주력 계열회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그룹별 미국 사업에 대한 현안이 이 같이 요약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방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가족 외에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육현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이 동행했다.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내 주요 사업 및 투자를 총괄하고 있고, 육현표 부사장은 대관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그룹 내 유력 인사다. 삼성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 내 관련 사업은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내 신사옥 건립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11억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앞세워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 센터 및 부품(DS)법인 건립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내 혁신 벤처기업 및 기술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 내 주요 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이 동행한 목적이 여기에 있다. 특히 삼성전자 재직 당시 애플 소송의 주역이기도 한 최 부회장이 한ㆍ미 재계회의 미국 측 대표인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등과 비공식적으로 만날 경우 향후 삼성ㆍ애플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그룹 대관 담당인 육현표 부사장은 당선 후 아직 만난 적이 없는 박 대통령 및 정부 관계자들과의 관계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김용환 현대차 기획조정담당 부회장,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담당 부회장, 신종운 현대차 품질담당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현대ㆍ기아차 수뇌부가 총출동한 현대차그룹은 현지 공장 증설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해외공장은 기회만 있으면 더 지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정 회장은 이어 6일 출국길에서도 취재진과 만나 "앨라매바 공장과 조지아 공장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해 미국 내 탄력적인 증설 계획을 시사한 바 있다.이 밖에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 가동률이 113%, 107% 수준에 달한 점 ▲올 3월부터 국내공장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생산차질이 빚어진 점 ▲각지 딜러 및 관계자들의 증설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점 등도 현대차의 미국 내 공장 증설 시기를 단축시킬 요소로 꼽히고 있다. 박 대통령 미국 방문 일정을 글로벌 경영 첫 시험대로 삼은 김창근 SK그룹 수펙스(SUPEX) 추구협의회 의장은 동행인으로 유정준 SK E&S 대표를 지목했다. 김 의장과 유 대표의 역할론은 자연스럽게 정보통신(IT) 외교와 자원 외교로 이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최태원 회장이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만나 시도한 반도체ㆍIT 관련 물밑 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유 대표는 북미지역 셰일가스 투자 협력을 포함한 미 에너지 회사들과의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 E&S는 전임 대표인 문덕규 현(現) SK네트웍스 대표 재임시절 정부의 셰일가스 태스크포스(TF) 발족에 큰 공을 세웠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총수(구본무 회장) 홀로 미국을 방문하는 LG그룹은 LG화학이 사실상 동행을 대신했다. 구 회장 방문 직전 미시간주 홀랜드공장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시기를 못 박으면서 "박 대통령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내린 선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미시건주 홀랜드 배터리 공장을 오는 7월부터 본격 가동, 9월부터 GM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를 납품할 계획이다. 올해는 홀랜드 공장의 생산 효율 확보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전기차 시장 상황 및 추가고객 확보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생산 물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명진규 기자 aeon@박민규 기자 yushin@조슬기나 기자 seul@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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