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돌아왔지만…웃을 수 없는 개성기업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개성공단에 억류됐던 나머지 7명의 귀환에 입주기업들의 심경이 착잡하다. 이로써 개성공단이 설립 9년 만에 텅 빈 '유령공단'이 됐기 때문이다. 7명이 너무 일찍 돌아와 남한과 북한의 소통채널이 끊겼다는 탄식도 나온다. 4일 익명을 요구한 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직원은 "어제 7명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아직 돌아오면 안 되는데'하고 생각했다"며 "실낱같던 희망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내심 홍양호 개성공단 관리위원장 등 7명이 남아 협상 창구로서의 역할을 더 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지난 3일 열린 개성공단기업협회 임시총회에서 한 입주기업 대표가 ""정부에서는 7명을 인질로 보고 빨리 귀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좀 더 남아서 충분한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며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3일 오후 7시께 홍 위원장 등 7명이 전원 귀환함에 따라 입주기업들이 기대하는 협상 채널은 사라진 상태다. 남겨진 원자재와 완제품 회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논의하지도 못한 채다. 입주기업들은 자재와 제품만이라도 회수하게 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생산한 제품을 아직 받지 못해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을 뿐 아니라 남쪽으로 철수한 임직원들의 월급을 주기도 힘들다는 것. 정부는 금융권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기업들은 이마저도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라는 지적이다. 신한용 신한물산 대표는 "보상이나 조건 없는 지원이 아닌 대출 형태로 지원되는 돈은 당장 쓰기에는 좋지만 앞으로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신용도에 관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는 자금도 극히 적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우리 정부가 공단 정상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기업 대표들의 방북을 허용해 남은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남·북 당국이 자체적인 노력으로 조속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대표자들의 개성공단 공장 방문을 허용하라"며 "개성공장 내에 있는 금형과 원부자재 및 생산 완제품을 가져오고, 아울러 개성공단에 투자된 기계설비의 보정관리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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