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조선·해운·건설업종에 5조 지원'

29일 중소·중견 해외건설업계 초청 간담회 개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은 건설·조선·해운 등 세계 경제 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3대 취약산업부문에 올해 총 5조원의 금융을 지원한다고 29일 밝혔다. 경쟁력 유지를 통해 고용 확대를 꾀하고, 경기회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수은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중소·중견 해외건설업계 초청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밝히면서 "필요시 추가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건설, 대아공무 등 중소·중견 해외건설업계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건설부문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실질적인 금융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간담회에 참석한 중소·중견건설사들은 해외사업 추진시 '이행성보증 발급'에 대한 어려움과 공사기간동안의 '제작금융 부족' 문제를 집중 토로했다. 이행성보증이란 건설공사계약 이행 전 발주자가 요구하는 은행보증서 발급으로, 일종의 신용보증이다. 수은 측은 우선 중소·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해외건설공사의 이행성보증 발급시 무담보 신용취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해외건설협회의 사업성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도 우수한 사업에 참여할 경우 기업재무상태나 담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신용취급을 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신용도가 열악한 중소·중견건설사에 제작자금을 지원할 때는 에스크로 계좌(Escrow Account)를 설정해 신용취급을 확대키로 했다. 에스크로 계좌란 건설사가 공사를 수행하고 받는 공사대금이 입금되는 계좌로, 대출금 상환이 바로 이뤄지도록 대주(貸主)인 수은이 관리한다. 수주와 물동량 감소, 시중은행의 지원 축소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조선·해운부문 지원에도 나선다. 수은은 국내 조선사에 대한 선박 여신한도 운영방식을 변경해 조선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로 했다. 수은은 그동안 일률적으로 적용해오던 소진한도 방식과 함께 조선사별 선호의사를 반영해 희망 조선사에 대해선 회전한도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소진한도란 연간 승인한도를 설정하고 한도범위 내에서 누적적으로 승인하는 방식을 말하며, 회전한도란 잔액한도를 설정하고 한도범위 내에서 수시 인출·상환하는 방식이다. 회전한도 도입으로 연간 총 2조원의 한도확대 효과가 기대돼 조선사들의 제작금융과 보증 추가수요에 신속히 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수은 측 설명이다. 국내 해운사들에 대한 종합적 금융지원시스템도 완성했다. 기존 외항선박구매자금, 중고선박구매자금, 포괄수출금융 외에 '외항선박운항자금'을 신규 도입키로 했다. 외항선박운항자금이란 국내 해운사가 용선주와 장기간의 운항계약을 맺고 배를 운항할 때 생길 미래의 운송료 수익을 담보로 운항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SK해운 등 국내 해운업계는 세계경기 침체로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에 나서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은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외항선박운항자금을 도입하는 등 올해 국내 해운사에 총 5000억원의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건설·조선·해운부문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이자 고용창출과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경제버팀목인데도, 대내외 경기회복 지연과 상업금융기관들의 금융지원 축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수은은 금융사각지대에 놓인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경쟁우위까지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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