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딜레마, ‘오송역세권 개발’

두 차례 민간사업자 공모 실패, 이달 말까지 사업추진여부 결정…공영개발방식도 실현성 낮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북도의 주요 현안인 KTX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이 좌초위기다.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에서 빠진 뒤 두 차례의 민간사업자 공모까지 실패했다. 이어 공영개발방식도 논의가 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2005년부터 온갖 손해를 입은 주민들 피해만 커졌다.충북도는 지난달 29일까지 민간투자자 2차 공모를 벌였으나 참여기업은 한 군데도 없었다. 충북도는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고 기업의 자금조달상황도 어려워 역세권 개발면적을 162만3000㎡에서 64만9000㎡(오송역사와 철도용지를 뺀 개발면적은 50만1000㎡)로 줄였다. 추정사업비도 8123억원에서 3102억원으로 62%나 줄였다.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날(2011년 12월30일)로부터 2년이 지나는 오는 12월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실시계획 수립, 고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역세권 지구지정은 자동 해제된다.정상추진을 전제로 할 경우 지구지정에서 실시계획수립까지 최소 150~160일이 걸려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 충북도는 지난달 29일 민간사업자 2차 공모에 실패하면서 이 달 중 사업포기나 공영개발 등의 결론을 내기로 했다.사업추진 가능성이 있는 방법은 공영개발이다. 지난달 31일 청주시·청원군·충북개발공사가 공영개발방식 추진에 합의했다. 사업비 51%를 3개 기관이 나눠 분담하고 나머지 49%를 민간업체가 참여토록 하는 방식이다. 현물이나 현금을 출자해 51% 지분을 확보, 민간투자자를 모아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현물출자가 유력시되고 있다.문제는 청주시와 청원군의 현물출자다. 51%의 지분확보를 위해 청주시와 청원군이 조달할 자금은 1582억원이다. 자본금의 3.2배까지 지방채를 발행하면 3개 지방자치단체가 현물, 현금출자할 자본은 최소한 494억원에 이른다. 청원군은 오송읍 옛 차이나타운 예정지의 군유지 125만㎡를 현물출자할 예정이다.청주시는 현물출자할 땅이 마땅찮은데다 내부적으론 공영개발에 부정적 분위기다. 청주시 또한 공영개발에 참여해도 청주시의회 승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지방의회가 투자여력이 없는 지자체의 재정형편으로 공영개발 참여에 동의할지는 알 수 없다.사정이 이러자 오송역세권개발 주민대책위원회는 “충북도가 사업을 접으면 10년쯤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피해를 본 것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주민소환하고 민사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이들은 “현상황이 2011년 도시개발지구지정 때와 달라진 게 전혀 없고 공시지가는 오히려 떨어졌다”며 “충북도는 주민을 더는 우롱하지 말고 개발계획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했다.대책위는 “주민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달 3일 열리는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도 정상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충북도는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 검토하겠다’고 답을 했지만 민간투자자 확보가 어렵고 공영개발 성공가능성도 불투명해 사실상 사업포기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충북도가 이 사업추진여부 등에 대해 결론짓는 시점으로 밝힌 ‘4월 말’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이영철 기자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