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83%, 홀로 양육비 부담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전국 57만가구로 추정되는 한부모 가족 중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한 가구가 전체 가구 중 8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육비 청구 소송 경험이 낮은 반면 정작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지켜지지 않은 비율이 무려 77%에 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부모 가족의 소득은 일반가구의 소득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못 미쳤고, 자산은 일반가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16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지난해 한부모 가족실태'에 따르면 전국에는 약 57만가구의 한부모 가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 여성한부모 가구가 63%로 남성한부모 가구(37%)보다 훨씬 더 많았다. 사별을 제외한 이혼, 미혼 한부모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녀양육비 이행실태'를 보면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혼자 양육을 책임지는 한부모가 무려 8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청구소송 경험은 4.6%밖에 안됐는데, 소송 결과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77.2%였지만 정작 양육비 지급을 받은 한부모는 22.6%에 불과했다. 한부모들은 전 배우자의 양육비 이행을 위해 '양육비 선지급 제도'와 '이행기관 설치'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배우자와의 연락빈도를 분석한 결과 한부모의 72%, 자녀의 55.6%가 전 배우자 및 부모와 전혀 연락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약 172만원으로, 전체가구 평균인 353만원보다 절반 미만에 불과했다. 100만원 미만도 16.7%나 됐다. 하지만 한부모가족의 월평균 지출은 총 143만원으로 소득과 비교해 29만원의 흑자를 나타내 극도로 '내핍'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순 자산액은 5549만원으로 전체가구 평균 순자산의 2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부채 원인은 생활비(35.6%), 주거비(30.4%)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부모가족 거주 형태는 '자가'가 23.5%, '전세' 19.5%, '월세'가 23.3%로, 특히 시설 퇴소 후 거처 중 '자가'는 1.8% 불과해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일반가족 거주형태 중 '자가'는 54.3%다.  한부모의 취업률은 86.6%로 높은 수준이지만 이 중 상용근로자가 42.1%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으며 임시ㆍ일용근로자가 39.5%나 됐다. 건강상태 조사에서 한부모들은 우울증상 경험률이 평균의 두 배에 가까웠다. 우울감 해소방식은 '혼자서 참는다' 52.5%, '술을 마신다'는 19.3%가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재혼(결혼)할 의사가 있다는 한부모는 전체의 23.5%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남성한부모가 34.5%, 여성한부모는 17.2%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높았다. 결혼을 원하는 이유도 남녀간 차이를 보였다. 남성한부모가 '반려자가 필요해서'(33.2%), '자녀에게 엄마가 필요해서'(25.7%), '성공적인 결혼생활'(21.8%) 순인 데 비해 여성한부모는 '경제적 안정'(39.9%), '반려자 필요'(31.3%), '자녀에게 아빠가 필요해서'(12.6%) 순으로 이유를 들었다. 한부모가족 중 기초생활수급가구는 12.2%, 법정 한부모 지원을 받는 가구는 18.2%였다. 한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은 '생계비ㆍ양육비 등 현금지원'이 7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설 및 임대주택 등 주거지원'이 11.5%, '아이돌봄 서비스'가 4.2%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 4개월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전국 한부모가족 가구주 2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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