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유준상 '전설의 주먹'…부성애의 정점을 찍다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아빠와 아이들이 여행을 떠난다. 단둘이 있는 시간이 어색했지만 아이들은 점점 마음을 열고, 아빠는 '좋은 아빠'로 변모해간다. 그 뿐이랴. 밖에서는 치열한 파이터지만 앉으나 서나 딸 걱정뿐인 '바보 아빠'도 있고, 외로움을 혼자 이겨내는 '기러기 아빠'도 있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막론하고 2013년 최고의 핫 키워드는 단연 '부성애'다. '아들바보' '딸바보'라는 신조어를 생겨날 만큼 아빠들의 자식을 향한 사랑은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에서 최고의 이야기 거리다. 이러한 대세의 정점을 찍은 영화가 등장했다. 거친 세 남자의 액션을 그린 '전설의 주먹'은 부성애 코드까지 더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극중 임덕규(황정민 분)는 과거 88올림픽 복싱 챔피언을 꿈꿨지만 좌절되고, 성인이 된 후 국수집 사장이 되는 인물이다. 그는 홀로 키운 딸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다 할 수 있는 이 시대의 가장이다. 링 위에서 거친 액션을 펼치는 투박한 모습 뒤로 딸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임덕규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전설 대전에서 맞붙게 된 이상훈(유준상 분)은 대기업 부장이지만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다. 그는 외국에서 공부하는 자식과의 애틋한 통화로 가족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의 진한 부성애는 관객들의 뜨거운 공감을 받으며 스크린을 물들이고 있다. 이러한 '부성애'는 안방에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대표작으로, 배우 성동일과 아들 준, 이종혁과 준수, 김성주와 민국, 윤민수와 후 그리고 송종국과 지아 이렇게 4부자와 1부녀가 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은 물론, 엄마 없이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챙겨야하는 서툰 아빠들의 모습에서 진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짧은 여행 중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소소한 대화를 통해 아빠와 아이들은 깊은 감정의 교류를 나누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인다. '기러기 아빠'들과 싱글남들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예능 '나 혼자 산다'도 있다. 아내와 딸을 캐나다로 보내놓고 애완견 에패와 단 둘이 사는 기러기 아빠 이성재, 선천적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배려해 기러기 아빠의 삶을 살고 있는 김태원. 두 사람은 비록 몸은 떨어져있지만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이렇듯 부성애 코드가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전설의 주먹'에는 현 시대의 사회문제도 함께 녹아 있어 눈길을 끈다. 기러기 아빠를 자처한 이상훈의 이야기로 보여주는 40대 가장의 현재 모습과 임덕규의 딸 수빈이의 학원 폭력 문제, 사회 지배층에 있으면 권력을 남용하는 손진호 등이 바로 그 것이다. 게다가 감독은 리얼 TV쇼 '전설의 주먹'을 통해 요즘 방송가를 장악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폭력성도 지적한다. 강우석표 사회비판은 단순히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객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한편 '전설의 주먹'은 고교시절 주먹 하나로 일대를 평정했던 세 친구가 25년 후 리얼액션 TV쇼에서 다시 만나, 미처 끝내지 못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 후 누적관객 67만 6850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유수경 기자 uu84@<ⓒ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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