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역에 창업공간이?…‘서울 여성창업플라자’ 개관

3호선 도곡역 지하 2~3층에 조성…10일 오후 공식오픈박원순 시장, “서울을 창조적 공예도시로 만들겠다”

▲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도곡역 지하에 조성된 '서울 여성창업플라자'. 총 15개 업체가 입주한 여성창업플라자는 10일 오후 열린 개관식 이후 공식영업에 들어갔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별안간 ‘Fly to the Moon’과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이내 지나던 행인들은 음악이 들리는 곳으로 몸을 옮겼고, 발걸음이 멈춘 곳엔 생활 속 아이디어와 정성이 가득 담긴 수공예 및 디자인 제품이 가득했다. 접시와 열쇠고리, 팔찌와 귀걸이 등 장신구, 인형과 가방, 앞치마까지 눈에 비친 모든 상품은 이곳에 새롭게 터를 잡은 창업여성들이 손수 제작한 것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방명록을 통해 ‘여성일자리의 시작’이라고 썼다. 그렇게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사업가들을 위한 공간인 ‘서울 여성창업플라자(이하 여성창업플라자)’는 힘차게 닻을 올렸다. 여성창업플라자는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도곡역 대합실 내 지하 2~3층에 자리잡았다. 지난 2011년 7월 ‘여성행복 창업플라자 설치계획’이 수립된 이후 공공시설 내 유휴공간을 활용하자는 박 시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해 11월 공간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총 740㎡(지하 2층 250㎡+지하 3층 490㎡) 규모로, 지난 2월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15개 업체(공예 13개 업체+디자인 2개 업체)가 입주를 마쳤다. 지하 2~3층에 각각 8개와 7개씩 마주보는 형태로 위치한 15개 업무·보육공간에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개별업체의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15㎡ 남짓의 소박한 공간이 이들에게 부여된 전부였지만 여성사업가들의 얼굴엔 창업에 대한 기대로 부푼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퓨전 도자공예품을 다루는 입주업체 ‘코리아굿’의 김도원 대표는 “지금까지는 공예를 예술로 생각해 왔지만 지금부터는 이를 비즈니스와 접목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며 “이곳에서의 사업번창으로 창업플라자 발전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도곡역 지하에 조성된 '서울 여성창업플라자' 우수제품전시장의 모습.

지하 2층의 입구 앞쪽에선 개관을 맞아 시민들에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제작해 보는 시연회도 열렸다. 직접 도자기를 빚고, 장신구에 자개를 새겨 넣는 가운데 1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일대 열기는 후끈했다. 대학생 정민희(22·여) 씨는 “지나던 길에 잠깐 들렀는데 우리 또래가 좋아할 만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들이 많은 것 같다”며 “좋은 취지로 문을 연만큼 이러한 시설이 다른 곳으로도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하 3층 교육실에선 공예품 제작과 창업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빽빽이 공간을 메운 30여명의 여성들은 공예품 제작과 관련한 강연과 실습을 통해 강사와 의견을 교환했다. 현재 여성창업플라자에는 3곳의 교육실을 비롯해 장비실과 스튜디오실, 회의실과 휴게실까지 마련돼 여성창업자들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 시장은 교육실에 들러 여성들을 만나며 “대형기업들에 맞서 골목과 소상공인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여러분과 같이) 수공예나 디자인분야 등 창조적 사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며 “좋은 제품들 많이 만들어 주시면 전시와 판매를 위한 별도 공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1시간 가량 현장에 머물며 시설을 둘러보고 여성들을 만난 박 시장은 서울을 창조적 공예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런던의 코벤트시장을 예로 들었다. “런던의 코벤트시장처럼 서울도 창조적 공예도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고 입을 뗀 박 시장은 “여성들의 아이디어와 솜씨가 결합해 창조산업을 조성하고 그를 바탕으로 공예박물관 같은 시설도 건립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석한 장정우 서울메트로 사장에게는 “시민홍보 차원에서 역사 내 여유공간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이들을 위한 행사나 축제를 개최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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