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꺾은 허리, 정확도 떨어지고 부상 위험까지
미셸 위가 허리를 90도 구부린 자세로 퍼트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재미교포 미셸 위(사진)의 괴상한 퍼팅 자세가 화제다.어려서부터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와 함께 거듭되는 '성(性) 대결'로 몸값을 높였지만 정작 프로에 데뷔해서는 201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에서 가까스로 통산 2승째를 거둔 이후 존재감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특히 23개 대회에서 10차례나 '컷 오프' 됐고, '톱 10' 진입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퍼팅이다. 2010년부터 난조가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가 30개를 넘어 3년 연속 100위권 밖이다. 예전에는 "학업을 병행해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달았지만 지난해 6월 대학을 졸업해 더 이상 핑계거리도 없는 처지다. 전담 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로부터 특별훈련을 받았고, 심지어 벨리퍼터에도 의존해봤지만 별다른 효용이 없었다.지난해에는 결국 다시 일반퍼터로 돌아왔다. 퍼팅의 대가로 알려진 데이브 스톡턴와 데이브 펠츠로의 과외로도 뾰족한 답을 얻지 못했다. 미셸 위는 그러자 올해 허리를 90도로 꺾은 독특한 자세를 도입했다. 180cm가 넘는 큰 키 때문에 오히려 우스꽝스러워보일 정도다. "신지애와 미야자토 아이 등 퍼팅을 잘 하는 선수들은 키가 작다"며 "공과 더 가까운 같은 눈높이에서 퍼팅을 하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미셸 위의 '마음고생'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 자세는 그러나 효과는커녕 혹평만 유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지역 일간지 '데저트선'은 "미셸 위의 가장 큰 약점이 퍼팅"이라며 "타고난 신체조건 덕분에 장타를 날릴 수는 있지만 퍼팅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물론 "(지금의 자세가)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덧붙였다.전문가들의 의견도 부정적이다. 명예의 전당 멤버인 주디 랜킨은 "그런 자세로 퍼팅라인을 정확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스트로크도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미셸 위가) 골프를 계속하고 싶다면 (이 자세를) 당장 그만둬야 하며 보다 더 생산적인 방법을 강구해봐야 할 것"이라는 주문을 곁들였다. LPGA투어 통산 60승의 베스 다니엘(미국) 역시 "이런 자세는 처음 본다"며 "퍼팅 라인을 정확히 볼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허리에 무리가 갈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다니엘은 이어 "퍼팅 입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지금까지 해왔던 기억들을 바꾸는 게 출발점"이라며 "선수들은 주로 그립 방법을 바꾸는데 새로운 그립은 과거에 실수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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