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6개품목 안팔지만 삼겹살은 최저'우여곡절 끝 문 연 홈플러스 합정점 첫 날

주변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마찰로 개점이 연기됐던 홈플러스 합정점이 14일 정식오픈했다. 개점 첫날 오전부터 기다렸다는 듯 고객들이 밀려들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4일 문을 연 홈플러스 합정점은 개장 첫날 오전부터 인근 지역에서 온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전국 점포에서 진행하는 '10년 전 가격행사'는 물론 오픈 기념 추가할인행사를 하자 때를 기다려온 주부들이 장바구니를 채우기에 여념 없었다.홈플러스 합정점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이전에 신규 출점이 예정됐던 곳으로, 지난해 말 골목상권 이슈와 맞물리면서 개장이 무기한 연기됐었다. 홈플러스는 합정점 개장 연기로 하루 손실금액만 4000만원에 달하는 부담을 견딜 수 없었고, 인근 시장 상인들과 20여차례에 이르는 대화 끝에 극적으로 문을 열었다.동교동에 온 주부 서만옥(45)씨는 "플래카드를 보고 왔다"면서 "개당 1000원이 넘는 소시지를 500원에 팔고 계란도 한 판에 3000원이라 저렴하다. 인근에 시장이 있기는하지만 마트가 장보기에도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주변 상인과의 마찰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은 들었는데 크게 관심은 없다"고 말했다.다만 망원시장 상인들과의 협상 끝에 매장 오픈 조건으로 일부 채소와 과일, 정육, 생선 등은 팔지 않기로 해 여느 매장과는 달랐다. 실제로 이 매장 수산물 코너에는 오징어가 빠져 있었다. 매장 직원은 "오징어는 인근 시장 상인들이 빼라고 해서 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조식품 코너에서는 밤, 대추가 빠져있다. 이 역시 지역 상인들과의 협의 당시 매대에서 빼기로 한 품목 중 하나다. 홈플러스 합정점에는 이와 같이 인근 시장 상인들이 요구한 국거리용 쇠고기, 총각무(알타리무) 등 16개 제품을 팔지 않고 있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우위를 지닐 수 있는 대표성 품목은 판매하지 않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채소ㆍ과일ㆍ생선ㆍ정육 등 1차 식품 중 오징어, 국거리용 쇠고기, 순대, 떡볶이, 알타리무 등이 마트 판매 제한품목에 해당한다.

주변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마찰로 개점이 연기됐던 홈플러스 합정점이 14일 정식오픈했다. 개점 첫날 오전부터 기다렸다는 듯 고객들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제외품목을 둬도 타매장과 다를 바 없이 운영되므로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지역 한 상인은 "16개 품목이 빠졌다고 해 소비자들이 크게 불편해할 것은 없다"며 "실제 매장에 와보니 타 지역의 점포들과 다를바도 없다"고 꼬집었다. 여느 매장과 마찬가지로 신선식품, 축산물코너, 수산물코너 등이 똑같이 구성돼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또한 일부 품목은 제한적으로 빠져있더라도 삼겹살, 한우 불고기 등 대표적인 품목들은 최저가에 팔리고 있어 각 코너마다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본래 기념품 제공 등은 자제하기로 했지만 이날 매장에서는 들어오는 모든 고객에게 기념떡을 나눠주고 기념품을 제공했다. 제한품목인 떡볶이는 비록 매장 밖 입점업체가 다르기는 하지만 '불볶이'라는 이름으로 튀김 등과 같이 판매되기도 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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