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질 것' 채권 환베팅 나선 외국인

환율 1100원 돌파땐 대규모 손절매 예상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채권 시장에서 연일 환베팅에 나서며 금리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을 넘어서면 환손실을 우려한 대규모 손절매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채권 장외시장서 1조6648억원을 순매수, 지난달에 이어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원화 채권 6조1028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는 대북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11일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외국인은 장외시장서 채권 8218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12일에도 170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채권 금리는 연일 하락세다. 지표물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3.12%에서 12일 현재 2.95%로 17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2.76% 2.90%에서 2.61%, 2.72%로 하락하며 기준금리(2.75%)를 밑돌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외국인 매수세를 두고 향후 환율 하락을 염두에 둔 환베팅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환율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말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리 투자해 환차익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12일 원ㆍ달러 환율은 1095.20원으로 지난달 15일(1078.30원) 이후 16.9원 올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연초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 연말 원ㆍ달러 환율이 1040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IB들이 보기에는 현재 환율이 하락할 여지가 아직 충분히 남아있는 셈이다.  통상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채권 투자 외국인은 연수익 기준 1% 추가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환율이 연말께 예상대로 1040원대로 떨어지면 연수익 5%를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금리가 2.61%인 3년물을 매수해 놨다면 연말께 환차익을 더해 7.61%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이 원화 채권을 순매수한 이유는 최근 환율 반등이 일시적인 것이고 향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라며 "환율이 현 박스권 상단인 1100원을 돌파하면 대규모 손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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