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로 年 7조원 세수 확보'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소는 5일 부가가치세의 매입자 납부제도 방식을 도입해 연간 최대 7조1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가령 기존에 제품을 판매하는 공급자가 부가가치세를 일괄적으로 납부하던 것을 매입자(구매자)가 직접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개편해 체납과 탈루를 막는다는 설명이다.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부가가치세 매입자 납부제도 도입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제도를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부가가치세는 간접세임에도 불구하고 징수결정액 대비 체납비율이 지난 2011년 기준 11.3%로 소득세(9%), 법인세(2.6%)의 체납비율에 비해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따른 국세결손처분비율은 2009년 기준 4.6%로 프랑스(1.2%), 영국(0.9%) 등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한해 총 100만원의 부가가치세를 받아야 한다고 가정하면 그 가운데 4만6000원은 끝내 받지 못하고, 손실로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 기본 개념도(표 : 김재진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부가가치세 매입자 납부제도 도입 방안')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식으로 김 연구위원은 매입자 납부제도(Reverse Charge System)를 소개했다. 이미 영국과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에서 도입한 제도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금괴(금지금·金地金)에 한해서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다.우리나라의 금관련 제품에 대한 매입자 납부제도는 2008년 7월부터 시작한 제도로 부가가치세 포탈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금지금 거래의 투명화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금제품 거래시 매출자가 매입자로부터 부가세를 징수하지 않고, 매입자가 직접 지정금융기관을 통해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제도다.김 연구위원은 금지금 매입자납부제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면 연간 최대 7조1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 기존에 카드사가 사업자에게 물품대금과 함께 부가세를 지급하고 사업자가 국세청에 부가세를 일괄 납부했지만, 이 제도를 도입하면 신용카드사가 부가세는 바로 국세청으로 납부하고, 물품대금만 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 통해 결손 및 미정리체납을 막아 최대 3조40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를 볼 수 있고, 고의로 폐업이나 도산하는 폭탄업체를 막아 1조9000억~3조70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인세와 소득세수 증가효과,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로 플러스 알파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연구위원은 또 "적용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금융결제원과 국세청과 연결된 IT 전산시스템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비용도 크게 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와 함께 김학수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를 통한 세수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김학수 연구위원은 "체계적인 비과세·감면제도 정비안을 마련해 일관되게 시행해야 한다"며 "향후 3년동안 일몰이 도래하는 모든 조세지출 제도를 폐지할 경우 2014~2017년까지 최대 42조6000억~46조6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세종=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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