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공명'으로 불리는 내각 부총리…유화 메시지 전달 목적
▲ 강석주 북한 내각 부총리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이 미국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벌인 행사는 강석주 내각 부총리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5일 "북한이 경색된 대미 관계를 해소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갖고 최근 미국 민간인들을 초청하고 있다"며 "강석주 내각 부총리가 이를 기획ㆍ총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강 부총리는 과거에도 북한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런 방식을 즐겨 썼다"며 "외교가에서는 이를 '강석주 프레임(frame)'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북한은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평양에 머문 전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극진히 대접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로드먼과 만찬을 나누고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했다. 앞서 1월달에는 존 다니제브스키 AP통신 부사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등이 북한을 다녀갔다. 이에 대해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일 MBN '뉴스 와이드'에 출연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제 결의안 도출이 막바지에 도달한 상황에서 김 제1위원장으로서는 미국에 '기존의 압박 정책을 바꾸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에서 '제갈공명'으로 불리는 강 부총리가 미국 정치권과 여론에 미묘한 틈새를 만들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북한이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도 하지만 국제사회와 호흡을 같이할 수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부총리는 25년 간 북핵 협상과 대미 외교를 주도해왔다. 강 부총리는 1990년대 초 불거진 북한 핵개발 의혹 해결을 위한 북ㆍ미회담의 북한 측 대표단장으로 활동했고 북ㆍ미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그는 외무성 제1부상을 거쳐 2010년 9월 내각 부총리로 승진했다. 김정은 시대에도 강 부총리의 위세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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