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번째 장수' 김석동 금융위원장 이임

25일 금융위서 이임식

김석동 금융위원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 21일 서울 종로1가 인근 '열차집'. 허름한 선술집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위 국장급 이상 간부 18명이 모였다.2년2개월간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 김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서 직원들과 가진 마지막 만찬이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 위원장은 "시원섭섭하다"는 퇴임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 위원장이 25일 오후 퇴임식과 함께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금융감독위원회 시절을 포함해 역대 두번째 장수(26개월) 위원장이다. 2011년 1월 취임한 김 위원장의 첫 과제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었다. 참여정부 말기 재정경제부 1차관에서 물러났지만 저축은행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해결사로 전격 투입한 것이다. '영원한 대책반장'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그의 해법은 정면 돌파였다. 실태파악을 위한 전수조사를 2011년 7월 마무리 지은 후 1년6개월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저축은행을 퇴출시켰다. 지금까지 26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김 위원장은 한 수를 미리 내다보는 능력도 탁월했다.저축은행 구조조정을 벌이던 2011년 김 위원장은 시중 은행에 외화유동성 확보를 지시했다. 엄청난 위기가 닥쳐올 수 있으니 대비한다는 차원에서다. 주변에서는 '그럴 필요가 있냐'는 반응이었지만 그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외화시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의 선제적 대응은 톡톡한 효과를 봤다.김 위원장에게도 우리금융 민영화와 정책금융기관 재편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그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인 점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올해 진갑을 맞는 김 위원장은 다음달 말 부인과 함께 남미 여행길에 오른다.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간부들과의 마지막 저녁식사 자리에서 "돈 벌어야지"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의 변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과의 호흡에 대해 "현안이 많았지만 궁합이 잘 맞았다"며 "몸은 고됐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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