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에도 경제비명소리…기업 사옥팔기 아우성

경기침체기에 유동성 마련 위한 고육책…작년 오피스 사상 최대 5.3조원 거래

연도별 서울 오피스 빌딩 거래 규모 (자료: 세빌스코리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경기침체 장기화 속에 기업들의 자산매각이 붐을 이루고 있다. 작년의 서울 오피스빌딩 거래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25일 영국계 기업 부동산 컨설팅 전문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대형ㆍ중소형 오피스 빌딩 거래 규모가 5조3200억원, 총 67건으로 1998년 조사 이래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오피스 거래는 경기가 어려워진 이후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1998년 3300억원, 3건이던 오피스 거래는 IMF외환위기 여파가 반영된 이후인 2000년 2조2700억원, 24건으로 거래금액 기준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겼다. 리먼브러더스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인 직후 2009년 오피스 거래규모는 4조6400억원으로 높아졌다. 그러다 2012년 처음으로 5조원대로 진입했고 거래건수도 67건으로 훌쩍 많아졌다.특히 지난해의 경우 유동성 확보를 통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부동산 매각이 급증했다. 사옥을 매각한 경우도 많다. 지난해 1분기 강남권역에 있는 코리아나화장품과 하이트진로가 사옥을 팔고 대신증권은 강남지점 빌딩을 팔았다. 지난해 2분기에는 신일건업이 사옥을, 3분기에는 현대그룹(현대상선ㆍ현대엘리베이터ㆍ현대증권)이 현대그룹빌딩(동관ㆍ서관)을, 동양증권이 동양종금사옥을 매각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영등포점과 센텀시티점, 금천점, 동수원점을 팔았다. 외국계 기업인 한국휴렛팩커드(HP)도 지난해 4분기 여의도 사옥을 매각한 후 재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당시 한국HP는 경기 불황으로 주력 상품인 PC와 프린터 등 판매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자금난이 빚어져 사옥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지은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앤컨설팅본부 상무는 "지난해 현금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오피스 매각이 전체 거래의 70%나 됐다"며 "만기가 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로 인한 매각도 상당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역 일대

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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