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이틀째, 도덕성 검증... 무난한 통과 예고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1일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의향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자신의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일부 수긍하면서 앞으로 전관예우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정 후보자는 이틀째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을 둘러싼 검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때로는 공방을 벌이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정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이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법무법인 로고스 재직 시절 월급이 서민들의 삶과 너무 동떨어졌다"면서 "검사 재직 시절보다 2배 이상 받은 급여는 전관예우"라고 지적했다.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검사에서 물러난 직후 3개월 가량 변호사를 하다가 바로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법무법인 로고스로부터 받은 급여가 서민들보다 많은 편이지만 유익하게 쓰려고 구상하고 있고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답변해 사회환원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어 "2011년 공직자 윤리법이 강화됐지만 아직 국민의 기대에 미흡해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정 후보자의 공직시절 활동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검사 재직시절 의정부 법조비리사건을 담당하면서 뇌물공여죄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사법부의 권위를 존중하기 위해 기소유예를 내렸다"며 "같은 법조인이라는 이유로 판사들을 감싸기 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재직 당시 해외 출장에 부인을 동반했다는 의혹,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재직 당시 석가탄신일에 관용차로 골프장을 다녔다는 의혹 등도 공격 대상이 됐다.아들 우준씨에 대한 병역 특혜 의혹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정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아들은) 병역 면제 뒤에도 대학 병원과 한의원 등을 다니며 20여 차례 치료를 받았다"며 "2001년 당시 사회 지도층의 병역비리 문제로 병무청의 신체검사가 강화됐던 만큼 허위 병역 면제는 불가능하다"고 대응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병역 문제의 경우 전문의 소견 등 자문을 받은 결과 서류상 큰 문제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후보자 아들이 허리디스크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가지 못할 정도 였나"라고 따져 물었다.이밖에 부인 최씨가 경남 김해의 땅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으면서 정 후보자가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이 부분을 누락했다는 의혹과 부실 운영으로 문제가 됐던 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았던 전력, 이미 시인한 국민주택 청약 1순위 유지를 위한 위장전입 등의 문제도 지적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태정 전 검찰총장과 권영해 전 안기부장, 이준희 대한법률구조공단 재무회계팀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후보자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의혹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전날 이뤄진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야당으로부터 "책임총리로서 낙제점"이라며 "네네 총리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대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 후보자는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해임권을 행사하고 내각을 철저히 감독하는 등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핵 보유는 안된다", "유신헌법은 헌법 가치를 파손시킨 반민주적인 조치다" 등의 소신형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정치권은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정 후보자의 세종시행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는 22일 오후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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