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핵실험]북핵카드 손익계산서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제1위원장이 핵실험카드로 국제사회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까. 북한 김 제1위원장이 핵카드를 제시할때는 얻는 것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대북전문가들이 판단하는 국제정세 속 '북핵카드 손익계산서'는 다르다. 핵무기 보유는 북한의 숙원이다. 1990년대부터 북한은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핵개발을 놓고 밀고당기는 지루한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2006년,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며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 회의에서는 헌법 서문에 "김정일 동지께서는 선군정치로 우리 조국을 핵보유국으로 전변시켰다"고 명시, 핵무기 보유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발한 핵을 무기로 활용하려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1∼2차례의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만약 북한이 이번 핵실험으로 지금까지 개발한 장거리 로켓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손에 넣었다면 북한은 이제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핵미사일 보유국이 되는 셈이다. 결국 김 제1위원장이 추가 핵실험 뒤 마주하게 될 후폭풍을 잘 알면서도 도박을 감행한 것은 핵미사일 보유가 다른 손실들을 충분히 보충하고도 남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거리로켓 및 '광명성 3호' 발사 성공으로 고무된 주민결속에 대한 상승효과를 노렸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또 과거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에는 얼마 안 있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는 패턴을 보였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 핵실험이 미국에 양자접촉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예상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분위기가 예전보다 강경하다.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관련한 대북제재결의를 채택하면서 추가적인 장거리로켓 발사나 핵실험 등이 있을 경우 북한에 대해'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중대조치가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경제압박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경제가 더욱 엄중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나 한국 역시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예전처럼 도발에서 대화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에 제공된 인도적지원 규모는 지난해 이미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가 북한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 규모는 141억원이다. 정부의 백신 및 의료교육 23억원, 민간의 의약품 등 118억원 등을 합친 규모로 2011년의 196억원보다 28.1%가 감소한 규모다. 이처럼 현 정부 들어 인도적 대북지원 규모가 감소한 것은 2008년 금강산관광객피격 사건,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단행, 2010년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대북지원 금액도 줄어들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CERF)이 올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금액은 700만 달러(약 77억원). 지난 2011년 북한에 2500만 달러,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1100만 달러와 195만 달러를 지원한 것에 비해 줄어든 금액이다.CERF는 올해 인도주의적 상황이 심각하지만 국제사회의 지원이 충분치 않은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에티오피아 등 12개국에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이 중 700만 달러를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 북한에 지원하는 자금은 현재 대북사업을 하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에 배정될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실험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이에 따라 초강력 대북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어 1, 2차 핵실험 때와는 전혀 다른 '세금'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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