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군이 그동안 선제타격의지를 밝힘에 따라 상황에 따라 군사적대응도 불가피 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남북은 그동안 선제타격이란 용어를 놓고 마찰이 일기도 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이 핵을 사용할 징후가 있으면 전쟁을 감수하고 선제타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에 북한의 반응은 예민했다. 북한의 핵사용 임박 징후포착 시 '선제타격'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이틀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틀 뒤 논평을 올리기도 했다. 북하은 논평에서 "괴뢰 호전광들이 너무도 쉽게 '전쟁감수'나 '선제타격'을 올렸지만 그들은 진짜 불맛, 진짜 전쟁맛이 어떤지, 우리 군대의 '단숨에' 공격정신이 어떤 것인지 몸서리치게 체험하게 될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정승조 합참의장이 밝힌 선제타격의 조건은 '핵을 사용할 징후'다. 핵실험과는 다른 의미지만 정도에 따라 군사적대응도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군이 준비중인 선제타격은 미사일 타격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이다. '킬 체인'현재 구축된 상태는 아니지만 1~2년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탄두 미사일 등 핵무기에 대한 선제 타격은 '탐지-식별-결심-타격' 순서로 진행된다. 적의 핵무기 사용 징후를 '탐지'해 발사 위치를 '식별'하고, 이를 파괴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미사일 등으로 정밀 '타격'하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PAC-2)을 PAC-3 체계로 성능을 개량하거나 PAC-3 완제품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내년 1월 중으로 고위급 협의체를 열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하는 공동대응책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핵을 보관하고 있을 만한 장소를 이미 목록으로 만들어 놓고 있고 이를 계속 보완해 나가고 있다.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징후를 포착하기 위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감시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2009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가질만한 장소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바 있다.추가도발 감시를 위한 감시자산도 대폭 증가한다. 군당국은 주한미군 측과 협의해 U-2 고공정찰기와 KH-11 첩보위성의 대북 정찰횟수를 증강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며 정보분석 요원을 대거 증원해 북한의 도발 징후 파악과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군 당국은 오산기지에서 매일 출동하는 U-2S 정찰기의 비행횟수를 늘리고 우리군도 금강(영상 정찰기)·백두(통신감청)정찰기와 RF-4C정찰기의 활동을 강화했다.
이들로 수집된 정보는 한국전투작전정보본부(KCOIC)와 연합분석통제본부(CACC) 등으로 곧바로 전달돼 전문요원들이 분석,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 한국군 작전사급 예하부대에 즉각 통보된다. 우리 군당국이 정찰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비행횟수를 증가시킨 RF-4 정찰기. 일부 기체에는 AIM-9 사이드와인더 무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관한 장소로는 군수공장 밀집지역이면서 산악지형인 자강도를 비롯해 평양 등 10여 곳이 꼽히고 있다. 자강도 강계시 공인동, 희천시 갈현동은 핵미사일 시설이 있는 곳으로, 평안북도 용정은 탄두 조립과 시험시설이 있는 곳으로 각각 추정되고 있다. 8000여개로 추정되는 지하시설도 핵무기 보관 장소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장소와 시설 뿐아니라 탄도미사일을 싣고 이동하는 이동식 발사차량(TEL)도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은 작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름 2m, 길이 18m 이상의 ICBM 추정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 'KN-08'로 명명된 이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규모로 추정됐지만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된 적이 없다. 당시 중국군 산하 업체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돼 모습을 드러냈다.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킬 체인의 핵심 부분인 보는(감시정찰) 능력과 결심(타격)하는 능력을 우선으로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 능력을 조기에 실질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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