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잘 나가던 미국시장이 급 조정을 받았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느낄만한 시점에서 유로존 위기가 재부각됐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자연스러운 조정인지, 상승 분위기가 꺾이는 전조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관심이 가는 것은 글로벌 증시와 철저히 따로 놀고 있는 국내 증시다.상승장에서 디커플링을 했듯이 조정때도 다른 모습을 보일지,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우리는 폐렴에 걸린다는 옛 증시속담을 되새길 날이 될지, 힘든 하루가 될 전망이다. 지금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환율에 따른 실적 둔화가 급격하게 개선되기는 어렵다. 주축인 전차(電車)군단이 쉽사리 상승궤도에 재진입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요즘 전차군단의 빈 자리를 메우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내수주와 중국 관련주 쪽에 좀 더 비중을 두면서 디커플링 해소를 기다리는 것이 유효해 보이는 시점이다.◆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미국증시의 상승을 지지하는 요소는 경제회복의 탄력보다 지속성에 대한 기대와 위험지표의 안정에 기인한다.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중국의 춘절은 중국경제와 증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국내증시의 디커플링 요인은 수급부담, 환율부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펀더멘탈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 요인은 독립적이라기 보다 상호의존적 성격이 강하다. 시간이 갈수록 펀더멘탈의 부진이 해소되면서 시장이 디커플링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한국기업들의 12개월 예상 EPS 성장률 둔화세가 진정되고 있는 등 긍정적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박중제 한국투자증권 박중제 애널리스트=지난 1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국가는 말레이시아(-3.64%), 브라질(-1.95%), 한국(-1.76%)이었다. 일본 지수가 전월대비 7% 이상 오르는 등 글로벌 증시가 급등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을 비롯한 세 국가의 지수는 이례적일 정도의 약세를 보였다. 상반기 총선으로 정치적 이슈가 있는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보면, 지난 1월에 한국과 브라질 증시의 추정 EPS가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됐다. 브라질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 지난 1월에 예상EPS가 5%나 하향 조정됐다.환율의 변화가 한국 증시 디커플링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 똑같이 환율 강세가 나타나더라도 내수의 성장성이 크고 특히 금융의 비중이 높고 크레딧 사이클도 우호적인 중국이나 일부 아세안 국가와는 다르다. 특히 산업구조 상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엔화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한국의 디커플링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급격한 엔화 절하 국면이 멈춰야 하는데, 이는역설적으로 글로벌 리스크-온 트레이드가 완화될 때 한국증시는 디커플링이 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4분기 실적시즌이 예상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50%에 달하는 기업들이 어닝쇼크 수준(예상치대비 15% 이상 하회, 영업이익 전망치 기준)의 실적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4/4분기 실적발표 기업(S&P500 기준) 중 74.5%(지난 주말 기준)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이며, 최근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을 설명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실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점에서는 우선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담보된 업종 및 종목들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2013년 1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모두가 뚜렷한 턴어라운드 양상을 보이거나 꾸준하게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업종을 선별해 보았다. 그 결과 보험, 소비자서비스(호텔, 카지노, 교육 등), 소프트웨어, 유통, 통신서비스 업종 등이 추출됐다. 대부분 업종들이 환율 변수에서 자유로운 내수주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특히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춘절 연휴의 소비효과가 종목별 상승모멘텀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소비 관련주(소비자서비스, 유통, 소프트웨어 등)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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