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의 한전, 본사부지 개발 가능할까?

-승인권자인 지경부와 소통 개선 주목.."공공기관 이전 관련 국토부 입장이 관건"-국토부 "공론화 과정 통해 SPC 매각 등 신중하게 검토"..원칙 고수 속 기류변화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사옥 전경.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진희정 기자]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의 본사 부동산 처리방식을 두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정면 충돌했다.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이 정부의 당초 방침과 달리 자체개발하겠다고 공표하면서다. 서울 등 핵심 요지에 본사를 둔 다른 공공기관들도 내심 매각 대신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을 암중모색해온 터여서 한전의 부동산 처리방안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특히 공공기관 지방이전 특별법 소관부처인 국토해양부 내에서도 한전법에 따라 지식경제부와 협의가 이뤄지면 개발방안을 허용할 수 있다는 기류가 흘러나와 공공기관들의 본사개발 바람이 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조환익 한전 사장은 29일 본사부지를 자체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탁방식이나 프로젝트회사(SPC)에 매각한 뒤 지분참여를 통해 개발하는 구체적인 개발방식까지 거론했다. 김중겸 전 사장 때와 같은 입장인데 시장에서 조 사장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전 지식경제부(옛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이란 점이다. 한전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2014년 하반기까지 본사를 나주혁신도시로 옮겨야 한다.한전이 본사부지를 자체개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법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우선 한전법이다. 한전법 상에는 변전소나 사무소 등의 이전 등 내부적 요인으로 보유 부동산개발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에 한해 지경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관건은 본사부지가 개발 허용 대상인 사무소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 사장이 "개발방식을 놓고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국토부 입장이 관건"이라고 밝혀 지경부와의 조율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됐음을 시사했다.특히 김중겸 전 사장이 전기료 인상 문제를 놓고 지경부와 정면 대립각을 세운 것과는 달리 조 사장은 조율을 중시하는 입장이어서 지경부와의 소통 문제가 전보다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전이 전기료 인상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설 경우 적자문제 해소를 위해 지경부가 본사 부지 개발을 승인하는 쪽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지경부가 본사부지를 한전법상 개발 대상으로 해석해 승인을 할 경우 공공기관 이전에 관한 규정을 담은 혁신도시특별법이 문제다. 이 법은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본사 부동산에 대해 '선(先) 매각 후(後) 이전' 원칙을 적용토록 했다. 이로인해 한전은 2014년 전까지 본사부지를 매각해야 한다. 그런데 지역발전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의 균형발전이란) 공공기관 이전의 정책 목표에 부합한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SPC 매각 등 제3자 매각 방식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내에서도 원칙적으로 매각 입장을 고수했던 전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도시특별법이 법적용의 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우선 지경부의 승인이 선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조 사장이 언급한 신탁이나 SPC 매각을 통한 개발방안은 그래서 가능하다. 특히 SPC에 대한 매각한 뒤 지배적인 지분을 확보해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은 개발 주체란 지위는 유지하면서도 형식적으로는 '선 매각'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종의 묘수인 셈이다. 아울러 승인권자인 지경부의 결정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하지만 한전의 본사부지 자체 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도로공사, 지적공사 등 다른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H도 적자 문제가 만만치 않을뿐더러 관련법에 따라 부지 개발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제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형평성이나 특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한전은 본사부지의 최대 40%를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본사부지를 매각할 경우 시가로 최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1조원 가량의 부지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해 개발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기부채납 방식으로는 부지와 컨벤션 센터 등 건립되는 시설물 등이 모두 거론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개발방식과 콘셉트 등에 대한 외부용역을 마치고 관계부처 및 관할구청, 서울시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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