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뚝섬 110층' 못짓는다

서울시 '초고층 빌딩 가이드라인' 확정.. 입지·주변영향 등 만족 못시켜도심·부도심 이상, 준주거지역 이상, 역사 500m 이내 등 요건 충족해야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현대차그룹이 뚝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추진 중인 110층짜리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시가 상업지역에 건축되는 빌딩의 층고를 제한하는 스카이라인 규정을 제정, 도시계획에 반영키로 해서다. 서울시는 50층 200m 이상 초고층 빌딩 건축허가 요건을 담은 '초고층 건축 관리 기준안'에 대한 3단계 기본방향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따라 시는 '입지검토→도시영향검토→계획ㆍ설계검토' 등 3단계로 초고층 계획을 심의하게 된다. 입지적으로는 50층 이상 200m 이상 초고층 빌딩을 짓기 위한 조건은 도시공간구조 위계상 도심ㆍ부도심 이상이어야 하며, 용도지역상 준주거지역 이상이어야만 가능하다. 또 지하철 역사로부터 500m 이내의 역세권이어야 하고 폭 40m 이상의 간선도로 주변이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대차가 뚝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건립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는 건립이 불가능하다. 일단 도시공간구조 위계상 부도심 이상의 첫 번째 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20 도시기본계획'에서 도시위계를 '도심-부도심-지역중심-지구중심' 등 4단계로 구분했는데 뚝섬은 이 위계 구분 지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계열사 집적을 통한 자동차 사업의 글로벌 거점 마련 차원에서 이 부지에 지하 8~지상 110층 규모의 복합빌딩 건립을 추진해 왔다.다만 서울시가 추진 중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빌딩은 건립이 가능하다. 도시공간구조 위계상 부도심에 해당하고 폭 40m 이상 간선도로변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이 빌딩은 당초 서울라이트 컨소시엄이 133층으로 계획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층고를 100층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서울시와 계약이 해지된 상태다.도시영향검토 단계에서 볼 때도 뚝섬의 초고층 건립은 쉽지 않다. 교통혼잡 유발 정도와 주변 주거지나 학교 등에 대한 일조권 침해,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숲 공원이 인접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서울시는 계획ㆍ설계 검토 단계에서는 공공 또는 공용공간 확보 등 공익성 측면에 대한 심의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초고층이 화재나 지진 등의 재난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방재와 에너지 절감에 대한 세부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50층 이상 초고층의 경우 개별 건축물이 아닌 일종의 '수직도시'로 간주해 건축계획이 아니라 전체 도시계획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해 뚝섬 초고층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한편 서울시는 상업지역과는 별도로 주거지역의 경우 아파트 층고를 기본적으로 35층 이내로 제한하는 스카이라인 관리방안을 확정, 최근 공청회를 마쳤다. 김창익 기자 windo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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