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건 적은데 벌이는 많다.. IBM '실적 미스터리'

4Q 깜짝 성적..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로 주력 바꿔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모바일 시대의 변화에 직면한 세계 컴퓨터 산업계의 대표주자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IBM은 여전히 순항 중이다. 예전보다 사업 영역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더욱 개선됐다.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22일 잘나가는 IBM의 비결을 조명했다.지금까지 IBM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IBM의 선택은 옳았다. 경쟁 업체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안팎으로 바람잘 날 없는 휴렛-패커드(HP)는 지난 30개월간 네 명의 최고경영자(CEO)를 갈아치운데 비해 IBM은 지난 20여년 동안 두 차례만 바뀌었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또 IBM은 주력사업영역이던 PC·하드디스크 등 하드웨어 부문의 수익성이 점차 저하되자 미련없이 정리하고 비즈니스솔류션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 서비스·소프트웨어 부문에 집중했다. 발빠른 IBM과 달리 주력사업 전환에 실패한 HP와 델은 지금 체질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며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22일 발표된 IBM의 2012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을 웃돌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고정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61억달러(주당 5.39달러)로 전년동기 4.71달러 대비 10% 증가했다. 매출은 293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 줄었지만 예상보다는 많았다. 올해 연간 순익 전망도 최소 주당 16.70달러로 제시해 역시 기대치 이상이었다. 하드웨어 사업부문 매출은 58억달러로 1% 감소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매출이 3% 증가한 79억달러였다. 이같은 ‘깜짝 실적’은 주요 신흥시장국인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서 4분기 매출이 14% 증가한 덕분이었다. IBM은 특히 신흥국에서 비즈니스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브릭스 시장의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전체 순익은 2011년 159억달러에서 늘어난 166억달러, 매출은 1069억달러에서 2% 감소한 1045억달러였다. 매출이 조금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주력사업을 전환하는 것에 따른 비용으로 판단했다. 오히려 시장은 IBM이 여전히 충분한 이윤창출능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면서 IBM 최초 여성 경영자인 버지니아 로메티 CEO의 전략에 찬사를 보냈다. IBM은 사업모델 전환을 위해 지금까지 SPSS, 케넥사 등 소프트웨어 업체 40곳을 인수했고 총 74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같은 인수전략이 성공적으로 맞아들어가고 있다. 아직 안착 궤도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투자자문사 스티펠니콜라우스앤컴퍼니의 데이비드 그로스먼 애널리스트는 “IBM은 지속적으로 사업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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