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한국?..악성코드 유포지 1위 '불명예'

지난해 4분기 미국 추월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 전 세계 악성코드 유포지 1위로 집계됐다. 그동안 미국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연말 각종 보안 위협이 급증하면서 1위의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악성코드 은닉사이트 탐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악성코드 유포지 국가별 현황에서 한국은 전체의 46%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이어 미국이 34%, 체코 9%, 독일 6%, 홍콩 5% 순이었다.악성코드 유포지란 사용자의 PC나 스마트폰 등을 악성코드에 감염시킬 수 있는 홈페이지로 해킹을 당해 악성코드가 직접 유포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악성코드 유포지는 418건이 발견돼 전월 577건 대비 27.6% 감소했지만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했다.

2012년 12월 악성코드 유포지 국가별 현황

지난 11월에는 전체 577건 중 미국이 52%를 차지했고 한국은 31%, 중국 7% 순이었다. 10월 집계에서는 477건 중 미국 52%, 한국 26%, 중국 1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전 세계 악성코드 유포지에서 우리나라의 사이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26% → 31% → 46%로 계속 늘고 있는 셈이다.IT 강국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안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얘기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등 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보안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지 않아 해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KISA는 악성코드가 탐지된 국내외 사이트를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해커들의 공격이 점차 교묘해지고 있어 완벽한 차단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악성코드의 양도 늘고 있다. KISA는 지난해 11월 국내 주요 백신업체에 신고된 악성코드 건수가 2059건으로 10월에 비해 4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악성코드 신고건수는 지난해 6월 2394건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10월 들어 증가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악성코드 신고건수는 1만893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악성코드의 증가는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등 대형 보안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최근 주요 기업을 표적으로 한 해킹도 내부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금융권은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중소 규모의 사이트는 여전히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어 악성코드 유포지로 활용되기 쉽다"며 "사용자 스스로 평소 자신이 쓰는 기기에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하고 믿을 수 있는 백신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피해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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