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복조 토러스투자證 사장 '올부터 월급 안받겠다'

작년 적자전환 고통분담 동참 선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올해부터 월급을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CEO가 고통분담에 동참하는 건 당연합니다."지난해 12월27일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난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사장(사진)은 증권업 경기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극단의 결정 배경에는 우선 토러스투자증권의 경영난이 있다. 손 사장은 "2008년 회사 설립하자마자 금융위기로 첫해 적자가 났다. 다행히 두번째해와 세번째해는 돈을 벌어 5년차 이후에는 자본력을 키워 증자를 할 생각이었는데 2012회계연도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이 증권사는 2011년 회계연도에 4억1000만원의 영업 손실과 5억6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12회계연도에도 2분기(3∼9월)까지 약 38억원의 영업적자를 이어나갔다. 거래부진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5월에는 고액자산가를 끌어 모을 핵심 지점으로 기대됐던 강남센터도 통폐합했고 6월에는 임원 임금도 30% 가량 줄였지만 역부족이었다.손 사장은 자기자본이 취약한 중소형사의 경우 전문화나 특성화를 꾀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증권사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자본력이 필요한 비즈니스와 자본력 없이도 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나뉜다"면서 "브로커리지 업무가 자본력 없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였는데 여기서 수익이 나지 않게 되면서 중소형사들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가 비단 중소형 증권사만의 난제는 아니라는 게 손사장의 생각이다. "대형 투자은행(IB)으로 가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대형사 역시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로는 증자 등을 통해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증권사가 1조원 증자한다해도 최대주주가 자기지분을 유지하려면 3000억 정도를 내놔야 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하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증권사가 자본을 조달하는 수단 또한 제한적이라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정통 증권맨' 손 사장은 지난 1984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사장을 역임하며 30여년간 증권사에 몸 담아왔다. 사장 재직 시절 대우증권을 국내 증권업계 최정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퇴임 후 지난 2008년 '글로벌 증권사'를 목표로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해 경영해오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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