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0도 내외 찬 대륙 고기압 지속 유입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2013년 첫 출근길에는 기록적 한파가 몰아닥쳤다. 서울에는 올 겨울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기승을 부리면서 추위는 1월 중순까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1도. 바람이 다소 불면서 새벽 한 때 체감온도는 영하 19도까지 떨어졌다. 오후에도 기온은 계속 영하권을 맴돌았다. 12월에도 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일은 없었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는 이유는 세 가지 중 하나다.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를 기록하되 평년 기온보다도 3도 이상 낮아야 한다. 혹은 영하 12도 이하의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추위 때문에 피해가 예상된다고 판단될 경우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기상청 김성묵 예보관은 "2일부터 3일까지 서울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일 것으로 예상돼 한파주의보를 냈다"며 "올 겨울 들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2월 23일에서 26일 사이 영하 12도 이하의 기온이 연달아 나타난 적이 있었으나 아침 최저기온이 12도 이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그간 경기 북부 지역 등에는 이미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었지만 서울에서는 처음 맞는 강추위인 셈이다. 강추위의 원인은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고기압이다. 현재 한반도 북서쪽에서 확장하는 대륙고기압 때문에 5km 상공으로 영하 30도 내외의 찬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은 수준이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해빙이 많이 녹고 바다 쪽으로 햇빛이 흡수되며 북극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며 "수증기 증발이 많아져 눈이 많이 내리면서 시베리아 대륙 전체에 눈이 덮여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시베리아 대륙의 고기압은 지표면 냉각으로 인해 발생한다. 눈이 덮여 지표면이 더 차가워지면 그만큼 고기압의 세력이 강력해진다.해빙의 면적 감소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9월 우랄산맥 근처에 위치해 한반도의 겨울 날씨에 간접적 영향을 주는 카라해와 바렌츠해의 해빙 면적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겨울로 접어들며 해빙이 형성되기 시작됐으나 여전히 평년보다 적은 면적이다. 얼음이 걷힌 바다에 태양에너지가 그대로 흡수되면서 공기가 팽창해 우랄산맥 근처에 키 큰 고기압이 발달했다. 키 큰 고기압은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길목에서 장애물로 작용한다. 길이 막힌 찬 공기는 고기압을 우회해 한반도 지역으로 쏟아지게 됐다. 북미 등 기타 북반구 지역보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한파가 유독 심한 이유다. 한파는 1월 중순까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과장은 "12월 말에는 1월 중순부터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베리아 대륙이 여전히 차갑기 때문에 (기온이)평년 이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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