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업계 홍길동 마케팅 '후끈'

게임 대세 모바일에 뺏기자 스타 위주 탈피 게릴라식 홍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스마트폰 게임 빅뱅으로 위기에 직면한 온라인 게임업계가 게릴라식 마케팅으로 위기 탈출을 노리고 있다. '대작 출현=스타 마케팅'이라는 전통적인 기법에서 탈피해 영화관이나 길거리 등 소비자들이 많은 지역을 찾아가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17일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퀄리티는 극대화하면서 대중성도 동시에 높이는 '투 트랙' 전략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고유의 기술력으로 게임성은 끌어올리는 한편 비(非)게임 이용층도 확보하는 등 이중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마케팅 방식도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동했다. 400억원을 투자한 대작 게임 '아키에이지'는 강남역 지하상가 내에 아키에이지 브랜드존을 13일 개설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제품 런칭 때마다 확대 실시하고 있는 체험존과 유사한 개념이다. 엑스엘게임즈 관계자는 "일반인들의 자연스럽게 게임 체험 기회를 가지면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했다"라며 "다음달 공개테스트(OBT)에 앞서 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스엑게임즈는 국내 최초로 지하철 역사 내 트릭아트(원근법을 이용한 착시 미술 체험)도 설치했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장소로 꼽히는 강남역(하루 평균 90만명)을 겨냥했다. 아키에이지는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엔씨소프트에서 선보인 '리니지'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6년동안 4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이다. 엑스엘게임즈 관계자는 "스타 마케팅 일색이던 온라인 게임업계 관행이 대중화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법을 새롭게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6개월 전 시작한 영화관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은 영화 시작 전 극장에서 지켜야 할 매너를 알려주는 에티켓 광고를 게임 캐릭터들이 직접 출연시켜 재미를 줬다. 관객들의 호응도 좋다. 기존 극장 에티켓 광고와 달리 게임을 소재로 재미 전달에 의미를 두면서 관객들은 '저게 뭐지?' '재밌어 보인다' 관심을 보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실제로 초기 오픈 당시 블소 이용자 중에는 리니지, 아이온 등 엔씨소프트 게임을 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의 유입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블리자드코리아도 디아블로3의 론칭 광고를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5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한 편의 영화같은 온라인 대작 게임들을 대형 화면과 박진감 넘치는 음향시스템으로 구현하면서 게임 고유의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성공 요인"이라며 "광고를 본 관객들이 영화관람 후 직접 게임을 체험하게 도와 고객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대작 출현=스타마케팅'은 게임업계에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선정성ㆍ중독 이슈 등의 반사 효과로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게임의 잠식과 제작 기간과 비용 증가로 인한 리스크 상승 등의 요인이 전통 게임의 매출 감소로 직결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업계가 퀼리티를 높이는 동시에 대중들을 공략하는 마케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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