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한독약품이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 이로써 말만 무성하던 테바의 한국시장 진출은 내부자가 성문(城門)을 열어주는 형태로 마무리됐다. 최소한 복제약 시장에선 다국적제약사와 경쟁하지 않던 토종제약사들은 변화된 시장 환경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한독약품과 테바는 17일 "합작회사 한독테바를 설립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테바가 51% 지분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며 한독약품은 49%다. 테바는 자사가 개발한 복제약을 국내 공급하고 한독약품은 이를 판매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은 "합작회사는 고품질의 복제약을 적정가격에 공급함으로써 환자와 제약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바는 1300가지가 넘는 복제약을 60여개국에 공급하는 세계 최대 복제약 회사다. 2011년 매출이 183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테바의 복제약 중 상당수는 미국FDA 허가를 받아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품질력을 확보하고 있다.한편 국내 복제약 시장에 외국계 '큰 손'이 진출함으로써 시장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테바가 소형제약사 인수를 타진하다 합작사 설립으로 돌아섬으로써 시장안착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데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독약품의 강력한 영업력을 감안하면 테바의 시장 잠식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의 규제강화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토종 제약사 스스로 근심거리를 추가한 것이란 자조의 목소리도 있다. 앞서 한독약품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의 50년 합작관계 청산하며 '독립경영'을 선언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를 번복한 꼴이라 업계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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