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보험료 70만원 무너져..손해율은 90% 육박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손해율 상승과 달리 보험료는 오히려 떨어지면서 자동차보험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손해보험사의 영업적자 규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를 나타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자동차 한대당 보험료는 지난 10월 기준 67만20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2만3113원에 비해 7.9% 하락한 수치로, 사상 처음 7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보험료 부담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대당 보험료가 떨어진 데는 할인요소가 늘어난 점이 결정적이었다. 2012회계연도가 시작한 지난 4월 각 사가 평균 2.5% 인하한 것을 비롯해 오프라인 보다 저렴한 온라인보험 비중이 확대됐다. 또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마일리지보험과 사고 발생시 유용한 블랙박스 장착 확산도 보험료를 낮추는데 한 몫 했다. 지난해 12월 처음 도입된 마일리지보험은 가입자가 늘면서 보험료 수입 860억원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손해율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2012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손해율은 81.9%를 나타냈다. 이는 손익분기점을 나타내는 적정손해율 77%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지난달 손해율은 89%까지 상승해 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각 사는 눈과 빙판길이 종종 발생하는 겨울철에는 9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만성적자는 고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1 회계연도 384억원이었던 적자는 2010 회계연도에는 1조5369억원까지 확대됐다. 자동차보험 제도가 개선된 2011 회계연도의 경우 적자가 4070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손해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할인형 보험은 활성화되고 있지만 차량등록대수 증가율 둔화와 자동차 보험 원가 요소인 도장료 인상, 정비 수가 인상 요구가 이어지면서 지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최대 2.9%에 달하는 카드사들의 차보험 수수료율 인상 통보도 부담이다. 카드사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업계는 약 500억원의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저성장에 따른 투자수익 감소도 손보사 경영상황에 악재다.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손보사들은 사업비 절감과 보험금 누수 방지대책 추진 등 자구노력을 통해 보험료 인상요인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험사기 조사 전담조직 운영과 대인 의료비ㆍ대물 보험금 합리화 등에 역점을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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