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숙제 밀렸네' 연말 은행들, ♡가 늘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은행권이 연말 사회공헌 평가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게 연간 순익의 10% 정도를 사회공헌비용으로 쓸 것을 권고한 상황에서 이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CD금리 조작설, 대출금리 문제 등 각종 이슈로 은행권의 이미지가 나빠져, 더욱 신경쓰는 분위기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연말을 맞아 김장김치 나누기, 소외계층 아동 초청행사, 연탄배달, 물품지원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권이 하는 행사는 '김장 나눔' 행사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5일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KBS스포츠월드에서 계열사 CEO 및 그룹 공동연수중인 신입사원, 자매결연마을 주민 등 약 520여명이 함께 김장 2만여 포기를 담그는 '한마음 김장 나눔' 자원봉사를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임직원 120여명이 배추 1500여포기로 김장을 담갔다. 이날 담근 김치는 서울 구룡마을 주민 자치회와 인천 노인복지센터 3곳에 전달됐다. KDB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김장 나누기에 동참했다. 이달 초 강만수 KDB금융 회장 및 임직원과 서울시 새마을부녀회원 등은 김치 1만포기를 담가 서울시 25개구에 전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 및 임직원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도 김치 1만7000포기를 소외이웃 3500세대에 지원했다. 외국계인 씨티은행은 최근 직원 30여명이 이주민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며 한국문화를 알렸다. 또 김장 3000포기를 이주민무료급식소와 이주민 가정에 전달했다. 소외계층 지원도 은행권이 대부분 진행하는 사회공헌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저소득층ㆍ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초청해 충남 태안군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생태체험캠프'를 열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 소재 시네코아 비나리 전용관에서 열린 한국음악 콘서트인 '월드비트 비나리'에 다문화아동 300여명을 초대했다. '문화적 힐링'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지주가 1(하나)이 겹치는 11월11일을 '모두하나데이'로 정하고, 내년 1월11일까지 봉사활동 캠페인을 진행키로 하는 등 전 은행권이 사회공헌 행사를 하느라 바쁘다.  이처럼 은행권이 연말에 급하게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이유는 연말연시가 봉사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연합회에 사회공헌 비율을 맞출 것을 지시한 데 따른 끼워맞추기 성격이 짙다. 감독당국은 올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동 예산 규모를 지난해 '당기순익의 10%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권의 당기순익이 16조원 수준이므로, 1조6000억원가량을 경제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ㆍ취약 계층을 위해 풀어야만 한다.  특히 이 비율은 전체 은행권을 합해 따지기 때문에 사회공헌에 많은 돈을 쓸 수 없는 지방은행 등을 고려하면 대형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사회공헌에 사용해야 전체 목표를 맞출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기준이 법적 강제력이 있는 구속사안은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감독당국이 권고한 사항이고, 내년이면 전 은행권 사회공헌보고서가 발간되기 때문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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