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프랑스의 '자존심'인 와인산업이 중국인 부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 중국인들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포도주를 대량 수입하는 것은 물론 프랑스의 와이너리까지 접수하고 있는 것이다.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인들의 입맛 변화에 따라 프랑스 와인 시장이 일희일비(一喜一悲) 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부호층의 성장으로 중국인들의 와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중국은 영국을 앞지르고 지난해 프랑스의 대표 고급와인인 보르도산 와인의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한 해 동안에만 3억유로(약 4200억원)에 달하는 5800만병의 보르도산 와인이 중국에 수출됐다.그런데 보르도산 와인에 싫증을 느낀 중국인들이 최근 프랑스 동부의 또 다른 와인산지인 부르고뉴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려나간 부르고뉴산 와인은 지난해보다 3배나 늘었다.이 뿐 아니다. 부르고뉴 지방의 대표격인 쥬브레 샹베르땡 와이너리가 최근 중국인 부호의 손에 넘어갔다. 12세기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물들과 포도밭으로 구성된 쥬브레 샹베르땡 지역의 일부가 돈 많은 중국인의 손에 팔렸다는 소식이 들리자 프랑스에서는 '국부유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이 지역 유지들은 당시 시가였던 350만유로(약 49억원)에 웃돈을 얹어 500만유로에 이 와이너리를 사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 '큰 손' 중국인이 시가의 두 배가 넘는 800만유로를 제안하면서 손 쓸 방법이 없었다는 후문이다.부르고뉴산 와인에 대한 중국인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프랑스 고급와인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보르도산 와인의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보르도의 5대 와인 중 최고로 꼽히는 라피트 로쉴드의 한 상자(12병) 가격은 2년 전 7만파운드(약 1억2000만원)였지만 최근 3만파운드까지 절반 이상 떨어졌다. 반면 대표적인 부르고뉴 와인인 도멘 도미니끄의 가격은 11만4000파운드까지 올랐다.영국의 한 와인 유통업자는 "중국인들의 기호 변화는 보르도 와인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그러나 와인 가격 하락으로 보르도 와인을 선호하는 유럽인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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