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감찰본부,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여성 진술 모두 믿기 어렵다'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서울 동부지검 '성추문 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동부지검 전모(30) 검사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그대로 적용해 27일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감찰본부는 핵심적인 증거 자료를 이미 전날 제출해 영장 재청구 시에는 추가적인 증거만을 보완해 제출한다. 검찰은 "(여성이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검사실에서 (검사가)절도 사건의 합의에 도움을 주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고 모텔에서는 사건처리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대화내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녹취록과 기타 증거들을 종합하면,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여성의 진술을 모두 믿기 어렵다"며 "강간 사건처럼 여성이 꼼짝 못하는 상황은 아니었던 같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전모(30) 검사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여성을 뇌물수수 공여 혐의로 입건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뇌물죄에서 수수한 사람과 공여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함께 기소하지만 이 경우는 복합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 압력을 행사해 금품을 받아내면 공갈과 뇌물죄가 함께 성립되는데 이 때 상대방은 뇌물을 준 공여자가 되기도 하지만 공갈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뇌물 공여부분은 선처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 검사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무리하게 적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검찰은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일본의 최고재판소 판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약 30여년전에 일본에서 판사가 사건 여성을 다방으로 불러내 여관에서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있다며 여성을 다방으로 불러낸 과정은 직권남용, 여관에서 성관계를 가진 과정은 뇌물죄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전 검사는 지난 10일 마트에서 물건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40대 여성을 서울 동부지검 사무실로 불러내 조사를 하던 중 여성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하고, 이틀 뒤에는 서울 구의동에서 만나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25일 전 검사를 긴급체포한데 이어 26일 뇌물수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영장실질 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 판사는 뇌물죄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에 상당한 의문이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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