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만원짜리 54만원에 판매" 하루만에 취소제조사와 협의없이 진행...일방적 마케팅 비난 봇물[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온라인커머스 시장 2위 장악에 나선 11번가가 무리한 마케팅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의 미끼상품을 풀어놓고 정작 행사일에는 해당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행태가 벌어진 것. 업계 후발주자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일단 매출이 나고 보자'는 식의 주먹구구식의 영업방식이 빚어 낸 결과라는 것이 동종업계의 평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11번가는 이달 초 50만원 대 '쇼킹김치냉장고'를 판매한다고 했다가 하루만에 행사를 취소했다. 11번가가 내놨던 쇼킹김치냉장고는 위니아만 도의 '딤채 2013년형(DOI182DSDD)' 모델로 출하가격만 95만원대에 달하는 제품. 11번가는 이 제품을 출하가 대비 42% 저렴한 54만9000원에 판다고 발표했다. 11개월 무이자할부와 T멤버십 2% 할인까지 더해준다는 말에 혼수와 김장시즌을 맞아 소비자 관심이 높았던 것은 당연지사. 계획대로라면 11번가는 이달 6일 오전 11시부터 111대를 팔아야했지만 소비자 들은 해당제품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11번가가 딤채 제조사인 위니아만도와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특가로 밀어붙인 게 문제였다.11번가는 행사 공고 내면서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와 손잡고'라는 표현을 썼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위니아만도와 11번가가 공동기획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 이날 11번가에서 해당 상품이 보이지 않자 위니아만도쪽으로 문의를 한 고객도 있었다. 그러나 위니아만도는 이 행사가 11번가 자체적으로 기획한 행사로 특별히 11번가에만 특 가로 제공한다고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11번가는 자료를 낸 지 하루만에 위니아만도에 사과 공문을 보내야했다. 사건은 사과 공문으로 끝나지 않았다. 위니아만도는 쇼킹김치냉장고는 만도의 가격정책과 맞지 않을 뿐더러 '위니아만도와 11번가의 공동기획'처럼 비치는 이 행사를 그대로 진행한다면 타유통업체들이 '왜 11번가에만 특가로 제품을 공급하는가'라는 식의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결국 제품을 납품하지 않기로 했다.업계 관계자는 "위니아만도에서도 프리미엄군 제품으로 주력하고 있는 제품인데 11번가가 마치 '위니아만도가 11번가에만 싸게 공급해줬다'는 식의 뉘앙스를 냈다"며 "보도자료를 낼 때 충분이 두 업체가 상의했을 법한데 11번가가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기획된 특가제품은 제조사에서 제 가격에 사고 유통업체가 자사가 프로모션비 부담을 떠안고 이벤트를 한다"면서 "11번가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라고 말했으면 괜찮았을텐데 괜히 위니아만도와 '손잡고'라는 표현을 써서 문제가 됐다. 아마 제조사와 공동으로 이벤트를 한다는 식으로 비춰지면 아무래도 소비자들한테 신뢰감을 더 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인데 이런 경우는 이 업계서 일하면서 처음 본다"고 비꼬았다.11번가 관계자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실수였다"고 해명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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