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2부 김민진 차장
9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어김없이 통신비 인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올해의 경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터라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셀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통신비 인하 문제가 거론됐던 과거의 경험이 있었던 탓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통신비를 충분히 낮출 수 있으면서도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등 지나친 마케팅 경쟁에 따른 부담을 이용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통신사들은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애꿎은 통신사만 타박을 받는다고 토로한다.국내 통신3사의 매출액은 최근 몇년 간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다. 순이익은 제자리를 유지하기도 버겁다.통신 3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2008년 39조525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42조1280억원으로 4년 동안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790억원으로 2008년(2조3020억원)보다 늘었지만 2007년(3조2880억원)에 비하면 오히려 줄었다. 올해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상반기 통신3사의 매출액은 15조3650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장 저조한 매출실적을 보일 게 뻔하다.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아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실정에서 철마다 통신비 문제로 정치권의 뭇매를 맞고 있으니 억울하다는 것이다. 다른 통계를 보자. 통계청은 2ㆍ4분기 가구당 통신비 지출이 15만4400원으로 소비지출 12개 항목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음달쯤이며 3분기 가구당 통신비 통계가 나올텐데 이때 나올 결과도 전 분기 수치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통신비가 통계적으로도 가계 통신비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이 대목에서도 억울해 한다. 동향조사에서 통신비 비중은 통신장비(단말기 등)와 통신서비스(통신비), 우편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번 가계동향에서 통신서비스 금액은 14만8200원으로 전체 통신비의 96.0%를 차지한데 비해 단말기 금액은 6000원에 불과하게 잡혀있어 통계가 제대로된 현실 반영을 못하고 있는 것은 맞다.요즘에 새로 나오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가격은 대당 100만원 안팎이다. 각종 요금할인을 더해도 월 1만~2만원의 단말기 값을 지출하는 게 현실이다. 단말기를 바꾸러 휴대폰 매장에 가면 단말기 할부금과 통신요금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몇번을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가계 통신비 증가의 주범은 과도한 통신비라기보다는 과소비를 조장하는 복잡한 판매 구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100만원의 안팎의 단말기를 1~2년 마다 바꾸는 이용자가 많고 결국 여기에 지원되는 돈이 전체 이용자에게 전가되다보니 전체적인 통신비 인하여력이 생기기 어렵다.김민진 기자 asiakm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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