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약고 '긴장의 NLL 르포'

[연평도=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코앞에 둔 연평도 고속정 전진기지에는 26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근 북한 꽃게잡이 어선들이 NLL을 침범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 한시도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 어선 1척은 25일에도 밤 9시38분께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은 지난 12일 이후 7차례다. 특히 어선이 밤에 NLL을 침범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군 당국은 최근 잇따라 NLL을 침범하는 북한 어선에 군인들이 타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국방부 공동취재단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고속정을 타고 서해 최전방 연평도 고속정 전진기지로 향했다.  '바지선'을 활용해 30여년간 연평도 앞바다에 떠 있는 이 전진기지에선 5척 이상의 참수리급 고속정이 동시 접안해 식량과 유류, 전기 등을 공급받을 수 있다. 자체 레이더와 벌컨포를 장착해 감시와 자체 기지 방호가 가능하다. 이달 들어 6차례에 걸쳐 북한 어선이 NLL을 침범했을 때 출동한 고속정도 이 기지에서 출발했다. 연평도 전진기지에서 해상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해군 2함대 232편대장 장석용 소령(해사 51기)은 "상황 발생시 5분 이내 출동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적이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해 서해 바다를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땅에 붙어 있지 않은 이 전진기지는 항해하는 함정보다는 덜하나 파도에 항상 흔들린다. 이 기지에 근무하는 해군 장병들은 발전기와 보일러 엔진의 진동과 소음을 24시간 내내 이겨내야 한다.  장진영 병장은 "추석을 앞두고 고향과 부모님이 그립지만 우리의 바다를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근무한다"면서 부모님께 대신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앞서 취재단을 태운 고속정은 연평도를 향하는 도중 덕적도 인근 해역에서 기동중인 해군 2함대사령부 소속 고속정(170t) 2척과 유도탄고속함(570t)인 '현시학함' 등과 조우했다. 이 함정들은 전방해역 출동 임무에 투입되기 직전 덕적도 서방 15마일 해상에서사격훈련을 했다. 북한 경비정을 가정한 해상 표적에 먼저 현시학함의 76㎜ 함포가 불을 뿜었다. 76㎜ 함포는 유효사거리가 10㎞ 이상으로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가 표적의 이동침로와 속력 등을 계산해 정확한 사격을 할 수 있다. 76㎜ 함포 사격에 이어 유효사거리 내에 진입한 적함을 가정한 40㎜ 함포와 20㎜ 벌컨포 사격이 이어졌다. 분당 300발 이상 발사할 수 있는 40㎜ 함포의 유효사거리는 약 6㎞다. 20㎜ 벌컨포는 유효사거리가 2㎞로 비교적 짧지만 분당 발사 속도는3천발이 넘는다.  해군이 보유한 고속정과 유도탄고속함은 북한군이 서해 NLL에서 도발했을 때 일차적으로 대응하는 전력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들 함정은 기동 타격대와 같은 개념으로 상황 발생시 가장 신속히 현장에 투입되는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이달 들어 부쩍 늘어난 북한 어선의 NLL 월선을 의도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어선의 NLL 침범으로 고속정 등이 기동할 때는 북한군의 도발에 대비해 주변 해역에 해군 함정을 증강 배치하고, 전투기 등 합동전력도 대기상태를 유지시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압도적인 전력과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북한이 도발을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우리 군 당국의 의도"라며 "도발하면 그 대가를 충분히 치르게 해 다시는 도발 의지를 갖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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