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가을은 여름보다 아름답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부산의 가을은 여름보다 아름답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75개국에서 초청된 304편의 영화가 부산 7개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 '콜드 워'. 경찰 피랍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내부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올해 개막작과 폐막작은 모두 한국 영화가 아닌 '아시아 영화'다. 개막작은 렁록만·써니 럭 감독의 홍콩 범죄영화 '콜드 워'. 두기봉 감독의 '복수', 구예도 감독의 '엽문 3' 등에서 미술감독을 맡았던 렁록만과 '다크나이트' 등의 조감독을 지낸 써니 럭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은 "홍콩의 장르 영화를 새롭게 양식화한 영화"라며 "새로운 아시아의 장이라는 의미를 담아 개막작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폐막작 역시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골랐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의 '텔레비전'이다. 이미지를 금기시하는 극단적 이슬람 종교지도자가 있는 마을에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풍자영화로 "뉴 방글라데시 시네마의 등장을 알리는 영화"라는 평이다. 한편 개막식의 사회는 배우 안성기와 탕웨이가 맡는다. 폐막식은 배우 이제훈과 감독 방은진이 사회자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탕웨이는 해외 배우 중에서는 최초로 BIFF 개막식 사회를 맡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BIFF의 고유성이 되는 것은 역시 아시아영화다. '아시아 영화의 창' 프로그램은 지금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아시아 영화를 한 눈에 보여준다. 11개국 49편 중 주목할 만한 것은 후쿠시마 대지진의 상처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본 영화들이다. '문제적 감독' 소노 시온은 '희망의 나라'를 내놨고, 우치다 노부테루는 '온화한 일상'을 갖고 왔다. 이란의 바히드 바킬리파, 태국의 분송 낙푸 등 부상하고 있는 젊은 감독들의 영화도 접할 수 있다. 한국의 영화를 요약하는 '한국 영화의 오늘'에는 17편이 상영 리스트에 올랐다. '은교', '화차', '범죄와의 전쟁' 등 주목받은 작품과 함께 6편의 국내 미개봉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으로는 배우 신영균이 낙점됐다. 1960년 '과부'로 데뷔해 1978년 317번째 출연작 '화조'로 은퇴하기까지 20년간 '남자'의 아이콘이었던 신영균의 아우라를 파헤치는 회고전이다. 고심 끝에 추려낸 8편의 영화들은 신영균의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아시아 밖의 영화를 만나는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는 45개국 75편이 상영된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게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미하엘 하네케의 '아무르', 타비아니 형제의 '시저는 죽어야 한다'는 이미 국내에서 기다리는 팬이 많은 영화다 .켄 로치, 올리비에 아사야스, 크리스티안 문쥬의 신작도 부산을 찾는다. 올해 BIFF는 예전보다 하루 더 늘어났다. 4일 목요일부터 13일 토요일로 기간이 늘어나 '축제'를 찾는 관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BIFF측은 올해 반응을 고려해 내년에는 영화제 기간을 또 하루 더 늘리는 것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처음 문을 연 영화의 전당이 시설 부실로 구설수에 올랐던 것과 달리 올해는 문제를 보완하고 본격적인 '영화의 전당 시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축제는 곧 시작된다. 개·폐막식 입장권 예매는 오는 24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다. 일반 상영작 예매는 26일 오전 9시에 오픈될 예정이다. 개·폐막식 예매는 24일 인터넷으로만 가능하고 일반 예매는 인터넷과 부산은행 전 지점 창구·ATM·폰뱅킹으로 할 수 있다. 인터넷 예매는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되는 BIFF 예매 전용 페이지로 진행된다.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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