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매파(성장보다 물가 안정을 중시) 3인방 중 한 명이었던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가 변절했다.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코처라코타 총재는 실업률이 5.5%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물가 상승률 통제를 전제로 달았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8.1%였다.
지난해 FOMC 투표권이 있었던 코처라코타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제로금리 유지 시한 연장 등 지난해 취해진 FRB의 통화정책에 계속 반대표를 던졌던 3명의 FOMC 통화정책 위원 중 한 명이었다. 올해 초만 해도 코처라코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FRB가 출구전략에 나서야 한다며 매파 성향을 드러냈다.하지만 FT에 따르면 통화정책에 대한 코처라코타의 입장은 최근 완전히 뒤집혔다. FT와의 인터뷰에서 코처라코타는 올해 FOMC 투표권이 있었다면 지난주 발표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처라코타는 물가 상승률이 2.25%를 넘지 않는다면 실업률이 5.5%로 떨어질 때까지 FRB가 예외적으로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실업률 예상치가 올라간다면 FRB 추가 부양 조치에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처라코타는 최근 나타난 결과물들은 양적완화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처라코타가 지난 5월에 밝혔던 올해나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던 정책 입장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FT도 그의 발언이 매우 놀라웠다고 평했다. 코처라코타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인플레에 대한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2.4%를 기록했던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7월 1.3%로 하락했다. 코처라코타도 인플레 위험이 줄었기 때문에 자신의 통화정책 관점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적 실업이 많은 경우 저금리 정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만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코처라코타는 자신의 발언은 경제에 구조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수요를 늘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고용 보고서는 수요 부족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처라코타는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약속을 해 주면 가계는 실업률을 낮출 수 있다고 예상하게 되고 실업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저축을 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은 저금리 정책을 지속해 소비를 독려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코처라코타가 2.25%의 물가 상승률을 전제로 한 것은 FRB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의 입장과도 비슷하다. 에반스 총재는 FRB가 통화정책을 취할 때 실업률 7%, 물가 상승률 3%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통화정책 기준 설정은 벤 버냉키 의장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버냉키 의장은 취임 후 기자회견 개최, 제로금리 유지 시한 설정 등 FOMC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취해왔고 통화정책 기준 설정도 이와 같은 차원에서 도입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FRB는 올해 초 FOMC에서 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2%가 장기 인플레 목표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FRB는 실업률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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