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인재 찾아 삼만리 11년

-캠퍼스 채용설명회…'두산의 미래 찾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냐'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박용만 회장(사진)을 필두로 한 두산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인재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기치 아래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박 회장은 지방 순회도 마다하지 않는다.그가 대학생 등을 상대로 그룹 채용설명회(리크루팅)에 나선 것은 올해로 벌써 11년째다. 박 회장을 비롯한 그룹 CEO들은 전국 대학을 돌며 두산그룹의 역사와 경영철학·인재상 등을 알리고 있다.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박 회장은 지난 3일 고려대를 시작으로 서강대·중앙대·포항공대·한양대·성균관대·부산대·서울대 등에서 채용설명회에 나섰다. 박 회장뿐 아니라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한기선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사장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이들은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두산그룹이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에 대해 소개하며 대학생들에게 '입사하고 싶은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오너가 직접 자신의 기업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은 구직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 그 무엇보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두산그룹의 경영철학을 학생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두산그룹 채용설명회가 매번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유다.박 회장만의 열린 소통 방식도 학생들이 두산그룹 채용설명회를 찾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취직도 취직이지만 박 회장이 보고 싶어서 설명회에 참석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그의 격의 없는 사고방식은 특히나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 회장은 평소 회사 말단 사원들과도 점심을 함께하는 등 진정한 소통의 달인이다.그는 올해 채용설명회에서 "기업이 존재가치를 가지려면 그 속에 속한 구성원들이 조직 안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조직 내에서는 부하 직원들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리더로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말했다. CEO가 가진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두산의 구성원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냐에 따라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조직을 위해 구성원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발전하도록 하는 게 두산그룹의 경영철학이다.'따뜻한 성과주의'도 박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신조 중 하나다. 얼핏 보기엔 따뜻함과 성과주의라는 개념은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으로 평가하고 사람을 도구로 보는 무관심의 성과주의가 따뜻한 성과주의의 반대말"이라는 박 회장의 설명을 들으면 성과주의도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실패했다는 사실보다 실패 속에 어떤 가치 있는 시도가 있느냐가 중요합니다'라는 두산그룹의 광고 카피에서 알 수 있듯이 평가 중심이 아닌 육성 중심의 인사제도가 바로 따뜻한 성과주의의 핵심이다.박 회장은 "꿈은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성장에 따라 꿈도 자라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사람에게 꿈은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구성원들과 함께 꿈이 자라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게 그의 바람이다. 116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최장수 기업인 두산그룹은 이처럼 사람 중심의 경영을 통해 앞으로도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써나갈 방침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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