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불확실성의 싸움' 시작한 朴·文·安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승미 기자, 김종일 기자] 제18대 대통령선거가 10일 기준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 정국은 '불확실성'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유력 주자 가운데 출마를 확정한 인물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한 명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불출마 종용ㆍ협박'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민주통합당은 후보가 선출된 직후부터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라는 긴 싸움을 준비해야할 처지다. 상수보다 변수가 많고 정책대결보다는 네거티브로 시끄럽다. 경선에서 연승행진 중인 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가 최종후보로 선출되고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검증을 빙자한 네거티브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와 안철수, 그리고 문재인. 이들 세 명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strong>◆박근혜, 대기중인 검증공세 앞에서 '정면돌파' 의지</strong> = 선두주자인 박근혜 후보는 야권 전체의 공격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5ㆍ16, 유신 등 역사관 논란은 언제고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면돌파로 정한 듯하다. 그는 10일 오전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함축돼있다"고 말했다.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총정리한 셈이다. 그는 자신이 현재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경제민주화 기조에 관해서도 "우리가 꼭 실천하려는 것"이라며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 경제민주화 헌법조항 입안자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의 설전으로 상징되는 당내 갈등을 정리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안철수 원장과의 양자대결 가상 여론조사에서 줄곧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역사관 입장과 아슬아슬한 경제민주화 기조를 가지고 지지율을 유지 또는 확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언제 터져나올지 모르는 친인척 문제도 부담이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당장 이날 "박근혜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 부부가 주가조작을 통해 40여억원을 부당하게 챙긴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들고나왔다. 박 후보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안철수 협박' 논란에 대해서는 "친구사이의 전화통화를 침소봉대했다" "공방을 벌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로 선을 그엇다. 해프닝 정도로 이번 사태를 규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함부로 검증국면을 열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strong>◆이미 후보나 다름없는 안철수</strong> = 불출마 협박ㆍ종용 논란에 관한 박근혜 후보의 입장이 어떠하든, 결과적으로 안철수 원장의 한 방이 통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근혜 대 안철수'라는 판이 자연스럽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여전히 침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대선 출마를 위한 마지막 숨고르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남은 것은 대선 출마 선언 시기다. 정가에는 안 원장이 추석 전인 23일이나 19일에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이런 추측이 나오는 데는 문재인 경선후보가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6일 이후에는 문재인 후보로 야권의 지지율 쏠림 현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 원장이 출마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 동시에 민주당과 단일화 카드를 들고 나올지도 변수다. 단일화 논란에 가타부타 응답을 하지 않은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한다면 지자자들의 다음 질문은 당연히 민주당과 단일화 여부가 된다. 민주당 경선 이후 컨벤션 효과를 얻은 문재인 후보와 안 원장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다면 단일화 방식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안 원장이 기존 정치권 행보와 다른 어떤식의 대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strong>◆ 10연승 문재인, 단일화ㆍ당 쇄신이 과제</strong> = 문재인 경선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9일 10연승을 기록하며 누적득표 과반선을 재탈환함으로써 결선 투표 없는 본선행 티켓 확보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문 후보는 이날까지 12만 9052표(50.3%)를 확보해 2위인 손학규 후보(6만 219표, 23.5%)를 압도했다. 특히 순회 투표, 투표소 투표, 모바일 투표 모두에서 누적득표율 1위를 차지해 '당심과 모발심(모바일 투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승기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과제도 있다. 당장 문 후보는 안철수 현상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문 후보 측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 당과 민심의 '정통성'이 부여된 만큼 지지가 결집돼 문재인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제 국민을 향한 메시지와 비전ㆍ정책 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 당 쇄신과 갈등 봉합도 문 후보의 몫이다. 그가 친노 당권파라는 인식을 깨고 당 쇄신에 성공할 경우 문재인 바람은 탄력을 받아 안 원장과의 경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 반면 미봉책 수준에 그칠 경우 바람은 순식간에 소멸될 수도 있다.김효진 기자 hjn2529@김승미 기자 askme@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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