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앱, 이제 전쟁에까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육군의 케빌 펠레티어 중위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군들이 장악한 마을 소탕 작전에 나섰을 총과 방탄복, 무전기 등의 전투장비 외에도 소형 태블릿PC를 챙겼다. 그가 들고간 태블릿PC는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청(DARPA)이 '델 스트릭'을 강화ㆍ개조한 것으로 구글 지도처럼 위성 이미지를 보여주는 응용프로그램(앱)을 탑재한 것었다. 펠레티어 중위는 이 태블릿의 앱을 이용해 부하와 아프가니스탄 반군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수 십 명의 반군들과 효과적으로 싸웠고 이틀 뒤에는 사상자 하나 없이 마을을 탈환했다.펠레티어 중위는 "앱은 총격전이 벌어졌을 때 적들의 무기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덕택에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월스트리트저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펠레티어 중위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스마트폰이 가져온 빠른 변화가 이제 군사 부분에까지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단계에까지 접어들었다고 소개했다.애플이 지난 2007년 소형 컴퓨터인 스마트폰 아이폰을 출시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고, 특정한 용도에 맞춘 앱을 활용할 수 있게 된 이후 5년 만에 군사 작전도 태브릿과 앱시대를 맞이한 것이다.인터넷 개발에 참여한 군사 연구기관인 DARPA는 최근에는 트랜스포머티브 앱(Transformative Apps)이라는 사업으로 수 십 개의 앱을 개발해, 시험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위치 정보를 제공해주는 지도 서비스에도, 폭탄이나 각종 무기를 식별해 줄 수 있는 앱,낙하산의 착륙 지점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앱 등이 포함돼 있다.DARPA는 방위업체인 BAE 시스템스, 안보컨설팅 업체인 SAIC, 모바일 보안전문업체인 인빈시아, 카네기멜런대학, 조지메이슨 대학 등과 함께 모바일 무선 네트워킹을 개발하는 프로그램 3건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무선인터넷이 곳곳에서 활용되면 전투현장에서 무인 전투기(드론)와 기타 감지장비 등으로부터 실시간으로 동영상 정보를 받아 현장에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ARPA는 이같은 앱 개발 등에 대해 올해 5000만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DARPA는 시제품 모델을 개발해 군대에 배치해 시험해본뒤 수 십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정식 프로그램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이를 위해 DARPA는 펠레티어 중위가 사용한 델의 스트릭을 전장에 배치하고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1000여명의 군인들이 이 기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용하는 병사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앱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마리 마에다 연구원은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미군 병사들에게 장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DARPA는 상업용 통신 장비의 능력이 1990년대 이후 군용 장비 능력을 넘어섰다며, 남은 과제는 군대가 상업용 기술을 받아들여 군사용 기술 환경에 적용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중인 맥스 퍼거슨 대위는 "DAPRA가 군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군인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군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투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DARPA의 엔지니어 등에게 무엇이 되고 안 됐는지를 설명하는 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DARPA는 장비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퍼거슨 대위는 "DARPA는 처음에는 지휘관들에게만 장비를 지급했는데 인기가 좋고 작동이 편해 많은 병사들도 이 장비를 이용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랬다.군용 앱 활용 방법은 다양하다. 지도를 이용할 수 있는 앱은 병사들이 GPS 장비 등을 이용해 이동 경로를 계획할 수 있게 해준다. 적의 매복 가능성이 높은 곳에 이르면 해당 경로가 빨간색이나 오렌지색으로 바뀌어 다른 경로로 이동할 것을 경고한다.이같이 편리한 장비에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전화기로는 군통신망에 접속할 수 없는 탓에 병사들은 별도의 통신장비를 들고 다녀야 한다. 또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따로 세팅 작업을 거쳐야 한다. 배터리 수명도 하루 정도에 불과해 여벌 배터리를 갖고 다녀야 한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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