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담합 공정위 봐주기파문...김기식 '과징금 최대 6천억 깎아줘'

김기식 의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사업에서 건설업체의 담합을 적발하고도 이를 은폐해 최대 6000억원의 넘는 과징금을 깎아줬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4일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이 공정위 내부자료 등을 통해 발표한 '4대강 담합조사 관련'자료에 따르면, 공정위 봐주기 의혹은 ▲2011년 2월 이전에 조사를 완료했지만 1년 4개월간 심결을 이뤄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으며 ▲영주댐담합사건은 조사완료 후 32개월째 숨겼고 ▲입찰담합 적용법조를 바꿔 들러리 입찰은 과징금에서 배제했으며 ▲기본과징금 부과기준율을 7%로 가장 낮게 적용했고▲과징 과징금 배제로 깎아주기를 했다는 등의 5가지로 요약된다. 김 의원은 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정위가 과징금을 1600억원에서 최종 1115억원으로 485억원만 줄여주었다고 하는데, 법령과 내규에 따라 원칙을 적용하면 사실은 최소 5530억원에서 최대 7335억원을 부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1115억원만 부과해 최소 80%인 4415억원에서 최대 85%인 6220억원을 깎아줬다고 분석했다.

김기식 의원이 공개한 공정위의 4대강 담합진행상황 문건

세부적으로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보면, 우선 2011년 2월 14일 공정위 카르텔총괄과가 작성한 '4대강 사업 입찰담합 관련 진행상황' 위원장 보고문서는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담합 관련 진행상황을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에서 발주된 15개 공구 중 13개 공구에 대해 공구분할 및 들러리 입찰 합의"사실을 확인했고, "현재 심사보고서 작성 완료"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시기는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2009년 10월 19일부터 1년 4개월이 지난 시점"이라며 "최소한 이 시점 이전에 공정위 조사가 완료되었음을 의미하는데 공정위는 이 날부터 1년4개월이 더 지난 2012년 6월 5일 최종 의결했다"고 주장했다.영주댐담합건의 경우, 2011년 2월 14일 공정위 내부보고문서는 4대강 1차 턴키공사 담합 건 외 "영주다목적댐 담합 공사 건"도 조사했고, "현재 심사보고서 작성 완료"라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의 조사결과 제출 대상은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담합에 대해서만 한정됨"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 4대강 1차 턴키에만 국회의 관심이 있기 때문에 영주댐 담합사건은 보고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공정위는 이 사건 조사결과를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입찰담합의 적용법조를 바꾼 것과 관련, 김 의원은 "현대건설 등 기업들의 담합 행위가 있었지만 공정위는 심결에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입찰 관련) 대신에 제19조 제1항 제3호(용역제한)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8호가 적용되면 담합에 가담은 했으나 탈락한 자의 기본과징금은 최대 2분의1까지 감액해줄 수도 있다고 돼 있다. 김 의원은 "탈락한 자에게도 최소한 절반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4대강 담합 사건에 입찰담합에 관한 규정인 8호를 적용할 경우 해당 기업들의 소위 '들러리 입찰'에 대해서도 최소 50%, 많게는 100%를 관련매출액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식 의원이 공개한 공정위의 4대강 담합진행상황 문건

김 의원은 이어 "들러리 입찰을 포함토록 공정거래법 제19조 1항 8호를 적용할 경우 관련매출액은 6조 532억원으로 기본과징금은 최소 4661억원(50%적용)에서 최대 6053억원(100%적용)이 된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 공정위가 낙찰에서 탈락한 공구(들러리 입찰)를 아예 매출액 산정에서 배제하기 위해 적용 법조항을 바꾸는 무리수를 둔 것"이라며 "탈락한 공구의 매출액을 전부 제외하고, 낙찰받은 공구만을 기준으로 관련매출액을 산정할 경우 3조 2694억원 가량으로, 공정위가 산정한 3조1000억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은 "공정위가 의결에서 기본과징금 부과기준율을 7%로 적용했다"면서 "4대강 담합 위반행위의 중대성은 3점(3.0 만점)이므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해 10%적용이 타당했다"며 이를 공정위의 건설사 봐주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른 의혹으로는 "공정위는 최종 의결에서 담합을 주도한 현대건설에 가중과징금을 적용하지 않고, 회사 임원급이 담합행위에 참여할 경우 적용하는 10% 가중과징금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칙적으로는 위반행위를 주도한 현대건설에 대해 30% 가중, GS 건설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20% 가중, 각 회사별 이사(등기여부 불문) 또는 그 이상 고위 임원의 가담 10% 가중이 필요하다"면서 "현대건설 40%, GS건설 30%, 그 외 6개사 각 10%의 가중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법령과 내규에 따라 낙찰자의 매출액을 포함시키는 등 원칙대로 관련매출액을 산정하고 10% 부과기준율을 제대로 적용하면, 기본과징금은 6053억원에 이른다"면서 "여기에 가중과징금과 감경가능 조항을 고려한 조정과징금을 산정하면, 최종과징금은 최소 5530억원에서 최대 7335억원이다"고 추산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공정위는 8개 건설사에 대해 1115억원의 과징금을 결정해 최종과징금 대비 최소 80%인 4415억원에서 최대 85%인 6220억원의 과징금을 깎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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