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인 한 펀드가 아일랜드 정부의 최대 채권자로 부상하고 있다. 아일랜드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탓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템플턴 프랭클린의 '템플턴 글로벌 본드 펀드'를 운영하는 마이클 하젠스탑 부사장은 최근 아일랜드 경제 회복을 놓고 도박을 하고있다. FT의 계산에 따르면 하젠스탑이 공동 대표로 있는 ‘플랭클린 템플턴 펀드’가 보유한 아일랜드 정부의 국채는 61억 유로(8조6820억원 상당)에 달한다. 이들 채권 대부분이 하젠스탑이 운용하는 템플턴 글로벌 본드 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하젠스탑은 아일랜드 정부가 구제금융 신청 이후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한 지난 7월을 비롯해 지난 일년 간 아일랜드 국채를 매입해왔으며, 현재 민간부분에서 최대 국채 투자자가 됐다. 하젠스탑은 이같은 대규모 '몰빵' 투자에 대해 “이것은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도 “아일랜드는 경제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가고있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 같은 대규모 국채 투자는 사면초가에 몰린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크게 환영받는 분위기다. 브라이언 헤이즈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그들은(하젠스탑과 템블턴 글로벌 본드 펀드)아일랜드가 회복 중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조만간 투자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채권 투자자들은 하젠스탑의 이런 대규모 아일랜드 채권에 대한 투자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경제 회복이 더디거나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채권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유동성도 적어 치명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채권 투자자는 “잘되면 영웅이 될 것이지만, 잘못되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랭클린 템블턴의 국제채권부는 템블턴 글로벌 본드 펀드가 운영하는 자산 610억 달러를 포함, 158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하젠스탑이 관리하는 이 펀드의 운용 실적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전설적인 투자자 빌 그로스에 필적한다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템블턴 글로벌 본드 펀드는 핌코의 주력상품인 ‘토탈 리턴 펀드’ 보다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아일랜드와 한국, 헝가리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반등에 성공해 지금까지 8.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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