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 위기의 해법으로 구상된 은행동맹의 전초 단계로 유럽내 은행의 감독권을 유럽중앙은행(ECB)로 통합하려는 구상이 등장했다.하지만 독일이 이같은 안에 부정적인데다 ECB 자체내부의 반발도 있어 최종 확정까지 난관이 예상된다.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중앙은행(ECB)에 유럽내 6000여 모든 은행의 감독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FT에 따르면 이번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미셸 바르니에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의 모든 은행을 폐쇄하거나 구조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ECB에 주는 것으로 사실상 합의했다. 27개 EU 회원국 금융 감독 당국의 권한을 완전히 박탈하는 획기적인 내용이다.이번 방안은 역내 금융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추진되고 있은 EU 차원의 재정 동맹에 앞서 추진되는 은행 동맹의 핵심 사안이다.ECB의 통화 정책과 감독 기능이 어긋나는 점을 고려해 ECB의 기존 통화이사회와는 별도로 '감독이사회'를 별도로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FT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이같은 방안에 동의했다고 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FT는 집행위 방안이 실현되면 금융 위기 이후 EU의 금융 감독 기능을 가장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동맹 초기부터 이처럼 권한이 집중되는데 대해 독일은 회이적인 입장이다. ECB 내부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독일은 5000억 유로 규모로 출범할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은행을 직접 구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유로 위기국들의 제안에 대해 은행 감독 강화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왔다. 그러면서도 독일은 ECB에 은행 감독 전권을 부여하는데 주저하며 회원국 금융 감독당국이 지금처럼 군소 은행 감독권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FT는 전했다. 독일은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저축은행 감독권이 ECB로 넘어가는데 민감하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이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FT 기고를 통해 ECB가 역내 대형 은행만 감독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도 ECB가 유럽의 모든 은행을 관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ECB가 역내 20-25개 대형 은행만 관장하고 나머지는 회원국 당국과 협조해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EU 관계자들은 "(이번 안이)아직 초안 단계이며 내달 12일 바호주 위원장의 시정 연설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초안이 법안으로 확정되려면 27개 회원국 모두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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