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이 북한 접경지역에 대한 투자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장성택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행정부장이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지 하루 만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왔다. 그러나 양국이 경제특구 개발을 약속했다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선례가 있는 만큼 앞으로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지는 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4일 중국 상무부는 북한과 양국 국경지대 경제특구에 인프라 건설을 가속화하고 개발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조중공동지도위원회에서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과 장성택은 이같은 내용을 약속하고 문서에 서명했다. 경제특구는 북중 인접지역인 나진ㆍ선봉(나선)경제무역구와 황금평ㆍ위화도경제구역으로 중국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이날 눈에 띄는 성과는 양국이 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관련법이나 제도, 기구를 만들기로 한 점이다. 앞서 1·2차위원회를 통해 양국이 개발키로 약속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합의문에 '세계 각국의 경제무역 협력무대로 바전시킨다'는 문구까지 있는 것으로 미뤄보면 북한이 대외투자유치를 위해 관련제도를 제대로 정비하는 것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전날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당 제1비서의 최측근 장성택이 중국의 투자약속을 이끌어내면서 북중간 경제협력은 상품교역을 넘어 투자부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대외교역 가운데 중국 비중은 90%에 이를 정도로 집중됐지만 투자부문에선 중국은 소극적으로 임해 왔다. 북한이 최근 내부적으로 각종 경제조치를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투자유치까지 나섰다는 것은 전방위적으로 '경제재건'에 집중하고, 중국이 이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체제유지 차원에서 경제강국 건설을 핵심의제로 내세웠다"면 "이번에 장성택이 북한을 방문한 일 역시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양국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경제협력 강화'를 약속했지만 실제 성과물을 내놓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 2차공동위원회 후에도 1년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며 "북한의 투자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긴 어려웠을 테고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달라고 북한이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나선특구의 경우 북한과 중국이 이미 30억달러 수준의 개발계획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이 추가로 투자계획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기존 계획을 이행하는 선에서라도 투자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다. 중국은 황금평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류여건이 좋은 나선특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황금평 지역은 기반시설이 부족해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으나 이번에 중국 정부가 투자를 약속한 만큼 앞으로를 더 지켜봐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중국이 황금평 일대를 100년간 위탁받은 만큼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신압록강대교 등 국경지역 주변의 인프라를 구축한 이후의 상황을 예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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