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독도를 방문을 추진함에 따라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내주초 군과 해경의 독도 방어훈련이 계획돼 있어 마찰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은 12일부터 15일 사이에 매년 정기적으로 해오던 독도방어 합동기동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군은 1990년대 중반부터 '동방훈련'이라는 명칭으로 독도 방어훈련을 실시해왔다. 이번 합동기동훈련은 해군 1함대사령부가 주관하며 10여척의 해군 함정과 공군 F-15K 전투기, 육군 예하부대 등이 해양경찰과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독도를 지킴이의 역사는 1953년 4월 20일로 올라간다. 당시 조직됐던 것은 독도의용수비대다. 1952년 2월 27일 미국이 독도를 미군 폭격 훈련지에서 제외한 뒤, 6·25전쟁의 혼란을 틈타 독도에 대한 일본인의 침탈 행위가 잦았다. 심지어 같은 해 8월에는 일본인들이 불법으로 독도에 상륙해, 시마네현 오키군 다케시마[島根縣隱岐郡竹島]라고 쓴 표목을 독도에 세우는 등 계속해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6·25전쟁에 참여했다가 전상을 입고 특무상사로 전역한 울릉도 출신 홍순칠(洪淳七)은 1952년 가을부터 독도의용수비대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부산으로 가서 단신으로 독도를 지킬 각종 무기와 장비를 구입했다. 당시 모인 젊은이들은 총 45명. 대장은 홍순칠이 맡았고, 편제는 각각 15명으로 이루어진 전투대 2조, 울릉도 보급 연락요원 3명, 예비대 5명, 보급선 선원 5명 등으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보급선의 선원과 연락소의 3명을 제외하면, 모두 6·25전쟁에 참전했던 전투원 출신이다.
독도 동도와 서도 전경
장비는 경기관총 2정, M2 3정, M1소총 10정, 권총 2정, 수류탄 50발과 그 이외 독도에서 생활할 장비와 현지에서 쓸 0.5톤 보트 1척 등이 전부였다. 또 울릉도와 독도간의 통신연락을 위해 집에서 잘 기른 벨기에산 전서구 3마리를 사용했다. 독도의용수비대의 최초 전투는 조직이 결성됐던 7월 12일이다. 당시 독도에 접근하는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 PS9함을 발견하고 경기관총으로 집중 사격해 격퇴했다. 이어 8월 5일에는 동도(東島) 바위 벽에 '韓國領(한국령)'이라는 석 자를 새겨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전투는 8월 23일, 독도에 접근하려는 일본 순시선을 총격전 끝에 다시 격퇴한 뒤, 그해 11월 21에는 1,000t급 일본 순시선 3척 및 항공기 1대와 총격전을 벌여 역시 격퇴했다. 이 전투로 일본 쪽에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항의각서를 보내기도 했다. 1954년에는 독도의용수비대의 임무를 독도경비대에 넘겼다. 독도경비대는 독도 경비 보강을 위해 울릉경찰서 소속 독도경비대와 울릉도 경비를 전담하고 있는 318전경대와 통합하여 1996년 6월 27일 창설한 울릉경비대 예하에 독도경비대를 두고 울릉경찰서장 책임 아래 운영하고 있다.일본은 8년째 올해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관할하는 자위대를 명기해, 유사시 독도에 해상자위대를 파견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에서 자라는 갯제비쑥군락
자위대는 일본의 평화헌법 규정상 국가간 교전권(交戰權)을 가질 수 없는데도, 독도에 대해선 군사적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본이 독도의 관할부대를 명기한 것은 만약 독도에서 한일간 민간인들간에 충돌이 벌어지는 경우에도 이것이 곧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사실상 독도의 육해공통제권을 포기해왔다. 1969년 자위대법에 근거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처음 설정할 때, 그리고 1972년 미국의 오키나와 반환에 따라 JADIZ를 늘릴 때에도 독도 상공을 제외시켰다.
하지만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의 관할부대까지 명기했다. 평화헌법에 근거해 국가간의 교전권(交戰權) 포기와 어떠한 전력도 가지지 않는다는 근거를 교묘히 없애고 독도에서 한일간 민간인들간에 충돌이 벌어지는 경우에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방위백서에 명기한 독도관할부대는 교토부(京都府) 마이즈루(舞鶴)항에 주둔한 해상자위대 제3호위대군이다. 군 관계자는 "최근에는 독도를 지키기 위해 군당국이 독도-이어도 함대 창설을 계획중이며 앞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을 둘러싼 관련국들 간 ‘파워 게임’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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