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의 숙원이던 대형 여객선 취항이 성사됐지만 잡음과 의혹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대형 여객선 취항 과정에서 기존 소규모 여객선사들이 일방적인 피해를 당했다며 법적 대응까지 공언한 상황이다. 논란은 당분간 가라앉기 힘들어 보인다. 대형 여객선 출항 보름을 맞아 주요 쟁점을 살펴봤다.우선 대형선과 기존 소형선의 한 해 결항일 수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소형선의 결항일은 65일이었다. 태풍ㆍ풍랑경보와 해무로 15일, 풍랑주의보로 50일 선박운항이 안됐다. 그런데 대형선의 결항 예상일이 60일로 별 차이가 없었다. 태풍ㆍ풍랑경보, 해무일 때엔 소형선과 동일하게 15일을 출항할 수 없다. 풍랑주의보일 때에는 배의 크기가 커 결항일이 32일로 줄지만 정기검사 기간 13일이 추가된다.기존 소형선사 2곳은 대형 여객선 도입 과정에서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배제'됐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당초 대형 여객선 도입은 인천시와 옹진군이 주도했다. 지난 2010년 8월 시와 옹진군는 당시 '인천∼백령' 여객선을 운항하던 3개 소형선사에게 법인 통합을 주문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형 여객선을 도입하라는 요구였다. 3사는 그 해 10월 25일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까지 맺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시와 옹진군은 돌연 통합 논의를 중단한 뒤 대형선사인 (주)JH페리와 대형선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이유는 두 가지였다. 소형선사들이 대형선 도입 시 예상되는 적자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보전금(1년 47억원)을 요구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소형선사들의 요구가 '무리수'였는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지난 달 27일 운항을 시작한 대형 여객선 '하모니 플라워'호는 (주)JH페리 추산 한 해 45억원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전해 준다며 인천시는 인천시의회와 20억원 범위 안에서 향후 3년 간 손실금의 80%를 지원한다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소형선사들의 대형선 구입비 대출보증 요구도 주장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시는 소형선사들의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소형선사들의 얘기는 달랐다. 당초 3사 통합 얘기가 시작될 당시엔 인천시가 정부보조를 받아 배를 구입해주고 적자도 메워주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소형선사 2곳은 대형선사 지원 조례가 제정될 경우 위헌소송과 함께 손해 배상 소송까지 진행할 생각이다. 인천시ㆍ옹진군의 일방적인 논의 중단과 JH페리에 대한 지원 결정으로 운항 수입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인천시 관계자는 "대형선 출항으로 기존 소형선사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출항 전후로 소형선사들의 매출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대형선사 지원 조례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노승환 기자 todif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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