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크게 바뀐 모습이다. 최근 1조6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증시 상승의 주도세력으로 다시 올라섰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유입 자금을 유럽계로 분석하고 향후 추가 유입 가능성 역시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이후 31일까지 외국인들은 총 1조593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1일 12시 현재 215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이는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차익매도를 노린 매도물량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자금의 대부분은 유럽계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 투자자들이 한국의 PBR을 높게 평가하고 다시 '바이코리아(Buy Korea)'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 투자자들의 유입이 글로벌 증시와 한국 증시를 역사적 고점과 저점을 비교한 결과에 기인한다고 말한다.글로벌 증시의 상승세 대비 한국증시는 지난 4월 13일, 2008.91포인트를 기록할 때 101.19%를 기록할 당시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주가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 대비 한국증시는 지난 7월 17일 81.03%를 기록한 이래 꾸준하게 올라 지난 8월 1일에는 87.3%를 기록해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가 활황으로 갈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유럽계 자금이 증시 이끌다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외국계 자금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북미계 자금이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낸데 반해 유럽계 자금은 이슈에 따라 매매동향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의 ‘유로화 지지 발언’ 직후부터 대규모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일 코스피 하락에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재정 위기국의 채무해결을 위한 즉각적 조치가 나오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줬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이에 따라 전날 밤 유럽 증시는 2% 이상 하락했다. 스페인 국채금리는 또다시 7%대에 진입했다. 이날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닷새 동안의 순매수 행진을 접고 64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223억원을 순매도하며 나흘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개인은 40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세를 살펴보면 3일의 650억원 매도는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유로존의 안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영국계 자금이 유럽의 시장안정에 힘입어 신흥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통화의 강세와 반등에 나서고 있는 국내 경기모멘텀 영향 등도 외국인들의 국내시장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해외IB “한국 경제 회복가능”유럽계 투자자들의 국내유입은 최근 대외여건 불안 고조에도 불구,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골드만삭스는 “한국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수출 실적이 점차 나아지면서,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대(對) 중국·미국 수출이 하반기에 살아나 대유럽 수출 둔화를 상쇄하고, 한국은행이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내리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분기, 4분기 모두 전기 대비 1%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한국의 경기가 2분기 중 저점을 통과했다”며 “자동차와 기술산업의 이익이 확대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하반기 국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중국과 주요 선진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투자심리는 계속 약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 경제 성장률, 기업이익 증가율이 회복되고 주식시장 수급 환경이 개선되면서, 한국 증시의 하방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외인 순매수 전기전자에 집중박 연구원은 “영란은행(BOE)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한 양적완화로 풍부한 실탄이 유로존 안도감에 힘입어 신흥국으로 이동한 만큼 8월에도 영국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유럽이 추가 통화정책을 시행할 경우 아시아 통화 강세는 추세적인 현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들을 유입세로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국내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하는 구간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나타난 만큼 당분간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외국인들의 전기전자 업종 쏠림에 대해서는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즉 추가 통화정책이 이뤄질 경우 위험선호도가 높아져 과매도 업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이나 3년 만기 장기 대출프로그램 등이 시행된다면 보다 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가 유럽계일 가능성이 높고, 1~2월에 유입된 자금과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동안 유럽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가가 크게 위축됐던 화학, 조선 업종으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코노믹 리뷰 조윤성 기자 koreaen@<ⓒ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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