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골목상권 보호ㆍ중소기업 육성책 발표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해 대기업 신규진입 규제대형마트 입점 신고제서 허가제로 변경[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는 29일 골목상권 보호와 중소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가 자신의 경제민주화 구상을 정책화해 공약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첫 번째다.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재래시장인 월드컵시장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적합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신규진입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현행 대형유통업체 입점 신고제를 허가제로 변경하고, 대형유통업체가 신규로 출점시에는 '매출영향평가'를 의무화해 주변상권에 피해가 클 경우 출점을 불허하겠다"고 선언했다.'매출영향평가'란 이미 실시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처럼 대형유통업체가 입점시 주변상권에 미칠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하여 주변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새로운 개념이다. 만약 평가 결과 주변상권에 그 피해가 크다고 판단되면 입점은 불허된다. 문 후보는 이미 진출한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시간과 영업일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권익보호를 위해 리뉴얼이나 매장확장시 소요되는 비용을 가맹본부도 분담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관련법안인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정위 위상 강화·징벌적 손해배상제 범위 강화 등 공정한 기업생태계 조성에 주력문 후보가 평상시 강조해온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기업생태계 조성 방안도 제시됐다.그는 먼저 공정한 대·중소기업간의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선언했다. 즉 하도급거래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중소기업이 공동구매·공동납품·공동교섭을 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대기업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손해배상액을 최고 10배로 상향 조정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기존의 불합리한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경제검찰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또 상생협력법을 개정해 원자재가격납품단가연동제를 실시하고 이익공유제의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사회적 책임공시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이외에도 문 후보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 보조·사회보험료 감면·대학 장학금 지급·공공임대주택 입주 등 중소기업 청년취업자에 대한 혜택 제공 ▲중소기업 금융제도 혁신 등을 약속했다.◆"경제민주화는 함께 잘 사는 경제 만드는 것"문 후보는 자신의 경제민주화 구상에 대해 "경제민주화는 함께 잘 사는 경제"라면서 "대기업의 경쟁력을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제거해 건강한 시장경제를 촉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제민주화의 진정한 목적은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며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일이 사라져야 중소기업도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경제에 활력이 생겨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고 역설했다.정책발표 후 시장 상인들이 인근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들어선다고 하소연하자 문 후보는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이 있어 헌법적 근거가 있는 만큼 입점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과 영세업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상대적으로 과도한 금리와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한 시민단체 회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별도의 독립기구로 만들어서 금융피해자를 구제하고 불공정 거래를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문 후보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살리는 경제민주화 정책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중소기업부를 설치해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강조했다.이날 정책발표회에는 망원 월드컵 시장을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박홍섭 마포구청장과 진선미·윤후덕 의원을 비롯해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문 후보는 이날 발표를 시작으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시리즈로 계속 발표할 계획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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